[단독] 공천 면접장서도 계파 갈등...친명 정봉주, 박용진에 "당 공격 의원"
4·10 총선 앞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장에서도 표출됐다. 서울 강북을에 도전장을 내민 친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이 지역구 현역 박용진 의원을 향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의원”,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31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민주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강북을 예비후보자 면접 현장에서 정봉주 전 의원은 “왜 강북을에 출마하는가”라는 면접관 질문에 “국회의원에게 학연·혈연·지연을 묻는 것이 가장 몰지각한 질문”이라며 “(강북을에) 민주당을 공격하는 의원이 있어서 갔다. 정체성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강북을의 현역 국회의원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강북을 출마 기자회견을 열 때도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 내부 총질하는 의원은 더는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며 “당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서울 강북을 출마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이 면접장에서 ‘보수언론이 칭찬하는 국회의원은 민주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이게 그 의원이 아웃되고 해당 지역구로 제가 나가야 하는 이유’라고 대답했다”며 “면접장엔 박용진 의원도 함께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면접이 끝난 뒤 한 면접관이 “세 분이 앞으로 단결하셔야 하지 않겠나, 서로 조금씩 조심하고 자제하시라”고 당부할 정도로 면접장에 긴장감이 흘렀다고 한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이 여기에도 “제가 한마디 해도 되나요”라고 반박했고, “대답하실 일은 아니다”라는 면접관 제지에도 “그건 이미 선을 넘으신 거다”라고 말한 뒤 면접장을 나갔다고 한다.
박 의원은 면접이 끝난 직후 당사 앞 취재진에게 “저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을 공격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에 대한 저의 진심을 말씀드리면 당을 사랑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다. 좋은 친구는 그런 역할을 마다치 않아야 된다”며 “(비판하려면) 박용진의 쓴소리나 조언이 민주당에 마이너스가 됐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면접 소회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안 했다”고 손사래를 치며 본인 차량으로 뛰어갔다.
공관위는 이날 오전부터 총 30개 지역구의 예비후보 80여명을 불러다 면접을 했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이재명 대표도 면접에 임한 뒤 “질문이 상당히 많고 다양했다”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잘 답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 예비후보 간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면접 뒤 취재진에게 “내가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 맞서 싸울 수 있는 투사”라고 주장하고, 종로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가 “사람의 강점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기 싸움도 벌어졌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면접에 앞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예비후보들은 공관위의 시스템 공천 결과에 대해서 아름답게 승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면접이 끝난 뒤 공관위원인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은 “(임 위원장이) 일부에서 얘기하는 현직 의원과 원외 지원자들 간의 차별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결코 없을 거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며 “오히려 현직 의원들은 더 엄격하게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ㆍ김정재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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