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찾아 철도지하화 약속한 한동훈 “맨해튼 같은 스카이라인 생길 것”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권의 총선 승부처인 수원을 방문해 철도 지하화 및 구도심 개발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공약발표회에서 “경부선 철도가 수원을 동·서로 가르고 있어 양쪽의 격차를 만들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격차 해소를 국민께 드릴 선물로 준비하고 있는데, ‘철도 지하화’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약은 전국 주요 도시에 있는 지상 철도를 지하화한 뒤 상부 공간과 주변 부지를 통합 개발해 ‘미래형 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내용이다. 특례 적용으로 기존 용도지역에 예외를 둬 주거·문화·상업·업무용지를 한데 묶은 ‘15분 생활권’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요 권역을 광역 급행열차로 연결해 주변부~중심 지역을 1시간 이내에 오가도록 만드는 것도 공약에 포함됐다.
한 위원장은 “철도 부분을 덮고 거기에 공원과 산책로,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 같은 것이 생긴다고 생각해보라. 지역 전체가 발전하면서 사업 기회가 많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지하화는 민간투자 유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재원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수원은 경부선 철도가 지나면서 팔달구와 장안구가 동서로 갈린 지역이다. 철도 지하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데,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민생토론회에서 “도로·철도로 단절된 도시공간을 지하화하는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활용해 선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해당 특별법은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했는데, 개발 선례로 수원이 선정된 셈이다.
수원은 국민의힘이 21대 총선에서 5석 전석(全席)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지역이다. 이번에도 밀릴 경우, 경기 지역 선거도 휘청거릴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수원 민심이 경기 남부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5석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 표심은 국민의힘에 유리하지 않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인천·경기에서 35%를 얻어 44%를 얻은 민주당에 뒤처졌다. 한 위원장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12~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37%였는데, 한 달 새 더 벌어진 것이다. 반면에 서울의 경우에는 지난 25~26일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40%, 민주당이 3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경기 59개 지역구 중 최소 23곳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다. 여권 관계자는 “경기도 주민은 서울만큼 살기 좋은 곳이 되길 바라고 있기에 개발 이슈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경기도 서울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확대개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 김포·구리·광명·하남 등 기존에 언급된 서울 인접 지역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기남북 분도(分道)를 함께 검토하는 게 핵심이다.
여권이 ‘메가서울’을 내세우자 야권은 ‘경기분도론’으로 대응했는데, 한 위원장은 두 가지 모두 추진하는 병진 전략을 편 셈이다. 한 위원장은 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민이 원하면 여당이 가진 행정력을 통해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거제가 현행 준(準)연동형 비례제로 유지될 경우에 대비해 위성비례정당을 창당하기로 하고, 명칭을 ‘국민의미래’라고 정했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온라인으로 창당발기인대회도 열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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