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서울대서 학생 습격… 들개, 이제 공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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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11시쯤 서울대 중앙도서관 근처 계단에서 학생 A씨는 들개 두 마리와 마주쳤다.
성견 크기의 들개들은 곧바로 A씨에게 달려들었다.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청룡산에서 만난 이모(68)씨도 최근 둘레길을 찾았다가 다 큰 진돗개 크기만한 황색 들개를 봤다.
정모(70)씨도 지난달 흰색 들개 4마리가 몰려다니는 걸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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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11시쯤 서울대 중앙도서관 근처 계단에서 학생 A씨는 들개 두 마리와 마주쳤다. 성견 크기의 들개들은 곧바로 A씨에게 달려들었다. A씨는 온 힘을 다해 메고 있던 가방을 휘둘러 개들을 쫓아냈다. 다행히 큰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A씨는 곧바로 학교 캠퍼스 관리반에 연락해 다른 학생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청룡산에서 만난 이모(68)씨도 최근 둘레길을 찾았다가 다 큰 진돗개 크기만한 황색 들개를 봤다. 들개는 이씨가 일행과 담소를 나누는 소리를 듣고는 큰소리로 짖는 등 위협을 가했다고 한다. 정모(70)씨도 지난달 흰색 들개 4마리가 몰려다니는 걸 목격했다. 다행히 개들은 정씨에게 달려들진 않았다. 다만 정씨는 두려운 마음에 주변에 떨어진 큼지막한 나뭇가지부터 집어 들었다고 한다.
서울 시내 산속에 서식하는 들개들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청과 관악구청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 산속을 배회하는 들개는 약 200여마리로 추산된다. 버려진 개들이 산에서 새끼를 낳아 들개 수를 불렸다. 시청 동물보호과는 유기견 출신을 1세대 들개로, 유기견이 낳은 새끼를 2세대 들개로 분류한다. 사람 손을 탔던 1세대와 달리 처음부터 산에서 태어난 2세대는 완전한 야생동물과 다름없다. 사람에 대한 경계가 강하고 사납다 보니 언제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특히 관악구는 과거 삼성동 인근에서 성행하던 보신탕집 다수가 폐업하며 도축용으로 키우던 개들을 산에 풀어놓은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관악구 들개 다수는 이런 경로를 거쳐 산에서 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겨울철이 되면 산에 살던 들개들이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민가 쪽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잦다. 그때마다 주민과 자주 충돌이 빚어진다.
들개는 동물보호법상 유기동물에 준하는 보호 조치를 받는다. 서울시는 이런 이유로 포획 틀을 미리 설치하고, 들개가 잡히길 기다리는 방식을 쓴다. 포획된 들개는 주인을 기다리는 10일간의 공고 기간을 거친 뒤 일반인에게 입양되거나 안락사된다.
시는 매년 들개 200여 마리를 일반 포획 틀뿐 아니라 마취총도 병행해 잡아들이고 있다. 아무리 잡아도 새끼가 계속 태어나기 때문에 개체 수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31일 “들개 특성상 활동 반경이 넓고 재빨라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일부 시민들이 포획 틀에 잡힌 들개를 풀어주는데, 그렇게 달아난 개들은 다시는 포획 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른 들개가 포획 틀에 들어가려고 하면, 짖어서 못 들어가게 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들개를 포획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들개들은 의심이 많고 작은 인기척에도 바로 도망가 포획이 굉장히 어렵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포획 틀을 서식지 인근에 두거나, 짝짓기 본능을 자극하는 암컷 개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포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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