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무담보·자율상환’…은행보다 나은 소액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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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이자·무담보·자율상환' 원칙을 내걸고 교인들에게 소액 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교회들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서울 신일교회(이권희 목사)와 서울 큰은혜교회(이규호 목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등도 교회 내 긴급구호뱅크 소액대출사역을 통해 성도와 지역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10만~3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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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종잣돈 20배…융통 금액 1억원↑
중·소형교회도 시도해볼 만…
은행권 가계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0.39%인데 10년 전인 2014년(0.49%) 이후 최고치다. 8년 만에 정점을 찍은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연금리 7~8%대의 보험사 신용대출로 눈을 돌리는 서민들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이자·무담보·자율상환’ 원칙을 내걸고 교인들에게 소액 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교회들이 눈길을 끈다. 중·소형 교회들도 어렵지 않게 도입할 수 있어 서민금융 위기 시대에 주목할 만한 교회사역으로 떠오른다.
31일 교계에 따르면 서울 보성교회(문지웅 목사)는 교인들에게 최대 1000만원을 융통하는 ‘고엘뱅크’ 사역을 2017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91명에게 소액 대출을 실행했는데, 융통 금액만 1억원이 넘는다. 대출이 가능한 영역은 ‘생활비’ ‘학자금’ ‘치료비’ 등이고 청년들에겐 예외적으로 여행비도 빌려준다.
고엘뱅크는 성도 30명으로 시작됐다. 문지웅 목사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로의 고엘이 돼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히브리어인 ‘고엘’은 ‘구제하는 이’를 일컫는다.
보성교회는 대형 교회가 아니다. 주일 예배 출석 인원은 100여명 남짓. 지금은 성도 72명이 고엘뱅크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문 목사는 “5000원~2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비롯해 상환금을 차곡차곡 모았더니 200만원이었던 시드 머니(종잣돈)가 4000만원으로 불었다”며 반색했다.
무작정 돈부터 빌려주진 않는다. 재정 상담을 꼭 받아야 하고, 운영위원들과 상환 계획까지 수립한 뒤 대출이 이뤄진다. 상환은 무기한 연장할 수 있으나 이른바 ‘먹튀’는 용납하지 않는다. 상환 날짜를 지속적으로 지키지 못하면 상담을 통해 상환 계획을 다시 짠다. 소식지를 통해 교회 안에서 고엘뱅크 수혜자들의 미담도 공유하는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후원을 독려하려는 취지다.
소액 대출방식은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다. 2006년부터 ‘민들레 은행’을 운영하는 인천 예전중앙교회(박영래 목사)의 경우, 성도들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건강보험료·월세·공과금을 해결해주고 있다. 무이자 자율상환방식이다. 월세 보증금도 500만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주는데 매달 10만원 상환이 원칙이다.
교인 약 350명이 출석하는 이 교회 민들레은행의 현재 운용 금액은 3000만원. 무이자 대출 사역을 시작했을 당시 쥐고 있던 30만원에 견줘 100배 불어났다. 지금까지 융통한 금액만 6000여만원에 달한다. 민들레은행 담당인 박윤옥 사모는 “현재 성도 30여명이 1만~3만원씩 정기 후원하고 있는데 이 중엔 대출 사용자도 있다”며 “10명이 매달 1만원씩만 모아도 1년이면 종잣돈 100만원을 갖고 소액 대출 사역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서울 신일교회(이권희 목사)와 서울 큰은혜교회(이규호 목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등도 교회 내 긴급구호뱅크 소액대출사역을 통해 성도와 지역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10만~3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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