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처음으로 승리 확률 밀렸다…8강 호주전 47.6% 책정 [아시안컵]
김명석 2024. 1. 31. 18:0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8강 호주전 승리 확률이 47.6%로 책정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승리 확률이 상대팀보다 낮게 책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가 31일 공개한 한국과 호주의 대회 8강전 승리 확률에 따르면 한국의 승리 확률은 47.6%, 호주는 52.4%로 각각 책정됐다. 격차는 4.8%포인트 차다. 한국과 호주의 아시안컵 8강은 내달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열린 16강전의 경우 한국이 승리할 최종 확률은 51.6%, 사우디아라비아는 48.4%였다. 당시엔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1위로 16강에 오르고 한국은 2위에 그쳤어도 한국의 승률이 근소하게나마 높았다. 그러나 이번 8강 상대인 호주를 상대로는 한국이 열세로 평가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한국이 23위, 호주는 25위로 큰 차이는 없다. 대신 이번 대회 성적에선 차이가 있다. 호주는 앞서 조별리그 B조를 1위로 통과했다. 인도를 2-0으로, 시리아를 1-0으로 각각 연파한 뒤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고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겼다. 16강에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다. 4경기에서 8득점·1실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한국은 앞서 바레인을 3-1로 꺾은 뒤 요르단과 2-2,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는 등 상대적인 약팀들에 잇따라 발목을 잡히면서 조별리그 E조를 2위로 통과했다. 16강에선 난적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하고 8강에 올랐다. 대회 전반적인 흐름이 호주가 더 우위다.
여기에 호주는 체력적으로 확실히 우위에 서 있다. 호주는 지난 28일 이미 인도네시아와 16강전을 치르고 8강 상대를 기다렸다. 한국보다 이틀 이상 숨을 고를 여유가 있었다. 더구나 한국은 주전 의존도가 워낙 높은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120분 연장 혈투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치러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역대전적마저 한국이 근소하게 열세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28전 8승 11무 9패다. 마지막 맞대결은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렸던 친선경기였는데, 당시엔 1-0으로 승리했다. 특히 2011년과 2015년엔 아시안컵을 무대로 연이어 경기를 치렀다. 2011년 대회 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2015년엔 조별리그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다만 2015년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나 1-2로 져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당시 손흥민이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끝내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허용해 결국 패배했다. 당시 손흥민의 득점은 아시안컵 마지막 필드골이기도 하다.
객관적인 전력 차에서 한국이 월등히 앞선다고 보기는 어려운 가운데, 대회 전반적인 흐름이나 체력 변수 등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한국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옵타의 슈퍼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그레이엄 아놀드(호주) 감독이 지난 2018년부터 이끌고 있는 호주는 AFC로 편입한 2007년 대회 이래 단 한 번도 8강 이하의 성적에 그친 적이 없다. 2011년 카타르 대회 땐 준우승, 2015년 자국 대회 땐 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지난 2019년 대회에선 개최국 아랍에미리트(UAE)에 져 8강에서 탈락했다.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 잉글랜드·독일·스코틀랜드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8강 진출이 확정된 팀들 중에서는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기도 하다. 현재 호주는 8강 진출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20%대인 20.7%의 우승 확률로 1위다.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는 18.1%다. 일본은 아직 16강을 치르지 않아 8강 진출 여부조차 모르는데도 한국(17.3%)보다 높은 17.7%로 3위다. 만약 일본이 바레인을 꺾고 8강에 오르면 호주를 제치고 선두로 다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대회 전부터 ‘우승’을 목표로 제시했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약속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다. 축구에서는 당연한 일은 없다. 약속보다는 축구 팬들에게 말씀드렸던 것은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대회에 임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수준 높은 팀을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지 너무 오래됐다.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다. 최대한 좋은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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