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장동윤 "전성기 늦게 왔으면"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모래에도 꽃이 핀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장동윤이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카페에서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 장동윤과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 분)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장동윤은 극중 거산군청 씨름단 소속 김백두 역을 맡았다.
장동윤은 "촬영 끝난지 두 달 가까이 됐는데, 그 동안 백두로 지낸 시간들이 너무 재밌었다"며 "촬영을 포항, 경주에서 했는데 너무 익숙한 동네였다. 본가인 대구와 가까워서 힐링하면서 촬영한 느낌이라 소중한 작품이었다. 무탈하게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씨름선수 김백두 역을 위해 장동윤은 14kg을 증량한 것 뿐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에 대해서도 신경을 썼다.
그는 "백두라는 캐릭터가 자칫 잘못하면 바보같은 캐릭터가 될 수 있었고, 감독님도 그 부분을 경계하셨다. 하지만 백두는 바보가 아니라 씨름을 좋아하고 열정이 있는 친구다. 그런데 배려심이 너무 넘쳐서 순수한 친구인데, 그것 때문에 바보처럼 보일까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열정이 넘치는 순수한 백두에게 공감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장동윤은 "제가 갖고 있는 부분을 많이 활용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촌스러운 면이 있다. 제가 대구 사람이라 그런지 경상도 정서에 익숙하고, 그걸 좋아해서 캐릭터에 많이 녹여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두는 저와 닮은 부분이 많다. 나이도 92년생으로 똑같았고, 그 나이에 고민할 만한 것들에 공감이 되더라. 어릴 때부터 씨름을 평생 해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인물 아닌가. 저도 배우로서 비슷한 고민을 할 시기다. '내 청춘이 끝나고 나도 이렇게 흐지부지 흘려보내서 아쉽다'는 대사가 있는데, 제 삶이 그렇지 않더라도 고민되고 와닿는 구석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주명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말에는 정서와 문화가 담기지 않나. 경상도 특유의 문화와 정서, 단어의 뉘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연기하는 배우였다. 사투리를 쓰며 연기할 때가 재밌고 좋았다. 케미가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해부터 많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온 장동윤은 "워커홀릭 기질이 있다. 진짜 힘들고 바쁘게 지냈다"면서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 욕심을 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조금 더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가려고 한다. 더디지만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연기를 잘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을 할 때는 다른 걸 하지 못한다는 그는 결혼에 대해서 "일생일대의 숙제"라고 말하면서 "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마흔이 되기 전에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일반적으로 배우가 결혼을 하면 커리어의 변곡점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내 친구들을 보더라도 결혼한다고 해서 그게 변곡점이 되진 않는다. 결혼하고 열심히 살면 되지 않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우연한 계기로 배우로 데뷔한 장동윤은 그만큼 고민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데뷔 후 무시당하고 수치스러운 대우도 있었고, 자세히 말하지 못할 여러 어려움도 있었다. 제 노력을 봐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모르는 분들은 순탄하게만 일해 온 것 같고, 기회가 쉽게 주어졌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며 "늘 압도적으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실력으로 지지 않고 스스로 창피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절대 이야기를 안 해주셨다. 배우들 중에서도 범인을 맞힌 사람이 거의 없다. 저도 뒤늦게 알았다"면서 "마지막회에서 범인이 공개되면 반응이 갈릴 것 같지만, 저는 결말이 만족스럽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 아니었더라도 곷이 핀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장동윤에게 어떤 작품일까.
그는 "씨름이 힘들기는 했지만, 저도 힐링을 받으면서 연기한 작품이다. 작품을 하면서 본가에 있던 경우가 없는데, 집을 오가면서 연기해서 더 힐링이 된 것 같다"면서 "꽃봉우리는 올라왔지만, 아직 배우로서 꽃은 피지 않은 거 같다. 전성기가 늦게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성기가 왔다는 건 그만큼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이야기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만큼 저는 더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 장동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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