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삼바 개미'…메리츠, 7연속 신고가 [마켓플러스]
'주주친화' 메리츠금융지주, 3개월 상승률 36%
동화기업, 자산 재평가 결정에 투심 '모락모락'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쌀 때 잘 샀어"
2024년 1월의 마지막 거래일, 증시는 끝내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번 한 달 기관투자가가 양 시장을 합쳐 7조 원 가까운 매물을 토해내면서 지수를 끌어내린 겁니다. 반대로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만 담았습니다.
이번 달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 3천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다만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그룹 세 모녀의 블록딜 거래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2천억 원을 밑도는 셈입니다. 사실상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뜻인데요. 미국 하원이 '바이오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막는 입법을 추진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거둘 거란 기대감이 작용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결에 힘입어 삼바 주가는 이달에만 10% 넘게 올랐는데요. 개인들의 수익이 가장 짭짤할 것으로 파악됩니다. 투자주체별 평균매수단가를 비교해 보면 개인이 78만 1천 원대로, 기관과 외국인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이 기간 코스피가 6% 가까이 빠졌던 만큼 삼바를 선택한 개인들의 계좌에는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률이 찍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애플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에도 신고가 소식은 들려왔습니다. 전체 8개 중 절반이 금융업종이었는데요. 메리츠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DGB금융지주 등입니다.
단연 돋보이는 건 메리츠입니다. 오늘까지 7거래일 연속 신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데요. 최근 3개월 상승률은 36%가 넘고요. 이 기간 시가총액은 3조 4천억 원가까이 늘었는데, 매달 1조 원 꼴입니다. 5,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부 소각하고,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노력이 통했다는 분석입니다.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산 뒤 없애 주당순이익을 높이는 건 '애플'의 방식이죠. 이러한 시도 덕분일지 메리츠금융 주가는 금융 업종 전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PBR의 최고 4배, 전체 업종 평균과 비교해서 3배 넘게 웃돕니다. 금융 당국이 기업 스스로의 주가 부양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만큼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동화의 재구성
석 달 만에 800선을 내준 코스닥,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이 와중에 나란히 순매수 한 기업이 있었는데, 바로 동화기업입니다. 덕분에 7%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코스닥150 종목 1위에 올랐습니다.
동화기업의 시가총액 1조 2천억 원 대로 코스닥 30~40위권의 대형주로 분류됩니다. 소비자들에게 '마루'로 익숙한 동화기업은 목재를 중심으로 한 건축자재업을 주요 사업으로 벌이는데요. 매출 90% 가까이를 소재 및 화학에서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해액 사업인데,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동화일렉트로라이트를 인수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건 지난 29일 나온 자산재평가 실시 결정 공시입니다. 토지를 비롯해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값을 다시 따져보겠다는 건데요. 앞서 2차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자 해외에서 M&A 대상을 찾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죠. 이에 더해 프리 IPO에 성공한 동화일렉트로라이트를 2026년께 상장할 계획인 만큼 본격 사업 확장에 시동이 걸릴 거란 기대가 투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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