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부진, 올해 韓 경제 변수 되나…경기 회복 국면에도 ‘역성장’
기재부 “수주 부진…시차 두고 가시화”
“부동산 PF 리스크 등 하방요인 상존”
소매판매 전년比 1.4%↓…20년만 최대 감소
건설업 부진과 소비 둔화가 올해 우리나라 경기 회복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되면서 건설업이 받은 타격은 가시화됐고 소비심리 위축 역시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상향 전망했으나 건설투자 전망치는 역성장(-1.2%)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해는 수출 중심으로 회복세가 확대하겠지만 건설 경기 부진과 소비 둔화가 전망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소비 심리 또한 경기 회복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연간 소비는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최대 감소 폭으로 기록했다.
31일 기재부가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건설업 부진 전망은 현실로 다가왔다.
생산 측면에서 광공업(0.6%), 서비스업(0.3%), 공공행정(1.0%)은 모두 늘어 전산업 생산(0.3%)증가에 한 몫했지만 건설업(-2.7%)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건설업 생산 전월 대비를 보면 3월 -4.2%까지 내려간 후 4월과 5월 1.2%, 0.7% 각각 상승세를 보이다 6월엔 -2.2%를 기록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후 7월부터 10월까지 연이은 플러스를 보여 상승 국면에 접어드나 했지만 11월(-3.3%)과 12월(-2.7%) 연달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건설업 부진이 올해까지 지속할 조짐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 건설투자 역시 건축이 위축(-5.6%)하면서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감소(-2.7%)했다. 지난해 건설 투자 전월 대비는 10월까지 등락을 보이다 11월(-3.3%)과 12월 연속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재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과 건설수주 부진 등이 올해 경기 회복 하방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건설은 특징이 있는 분야라서 수주가 있는 다음 착공, 시공을 해 시차가 꽤 존재한다”며 “통상적으로 4~6분기 정도 시차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전부터 건설수주가 많이 줄었는데 그것이 시차를 두고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설투자 쪽은 생각보다 한 번에 좋아지지 않아 부처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매 판매, 2년 연속 마이너스
기재부 “고금리 탓, 이자 비용 올라…민간 지출은 시간 걸릴 듯”
지난해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1.4% 줄었다. 이는 2003년(-3.2%) 이후 20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통계청은 고물가와 고금리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소매 판매는 2022년(-0.3%)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 부분은 작년과 재작년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데 소비 흐름이 서비스 쪽으로 많이 흘러가는 듯하다”며 “전반적으로 금리, 물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도 나은 상황은 아니었다. 소비 지표를 보면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내구재(-1.2%), 준내구재(-0.3%), 비내구재(-0.7%)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2월 내구재는 전월 자동차 판매 증가의 기저효과와 이달 모바일 신제품 출시의 대기 수요 발생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준내구재는 의류 판매에서 증가했지만 지난해 12월 한파 영향으로 오락·취미용품 판매에서 감소를 나타냈다. 비내구재는 음·식료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위축했다.
기재부는 고물가로 인해 실질임금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고금리 탓에 이자 비용이 올라 등 민간 지출에 있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 성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임금 측면에선 상여금이 좋아지고 있어 감소하던 실질 임금이 하반기로 와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지출 측면에서는 아직 이자율이 높아 구조적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소비 성향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해졌다고 판단한다”며 “(하지만)아직 젊은 층의 소비가 덜 살아났다”고 했다.
한편 기재부는 소비 심리 개선에도 올해 민간 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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