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OOO 의원 바뀌는 게 좋나"...野 중진 타깃 여론조사 논란
“현재 이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은 OOO입니다. 선생님께서는 OOO 국회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이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 좋겠습니까?”
최근 이 같은 문항이 포함된 여론조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지역구에 대거 돌면서 민주당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3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여론조사업체 M사 등이 이 같은 내용이 골자인 여론조사를 이번 주에 진행했다. 복수의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조사는 당 소속 3선 이상 중진 의원 지역구에서 실시됐다고 한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어제(30일) 그런 조사가 쫙 돌아서 의원들이 ‘이게 무슨 조사냐’며 궁금해했다”고 말했다.
호남 지역구에서도 최근 비슷한 문항이 포함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한 광주 지역구 의원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실시한 적합도 조사와 별개로, 이번주에 나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조사가 실시됐다. 알아보니 그 조사도 공관위에서 실시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호남 지역구 의원도 “호남 전역에 그런 조사가 돌았다고 하더라. 어디서 한 조사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통상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실시하는 공식ㆍ비공식 여론조사에선 현역 의원에 대한 선호도와 경쟁력을 주민에게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수(3선 이상)나 지역(호남)을 특정해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이례적이다. 특히 현역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물갈이’ 여부를 묻는 문항을 두고, 한 호남 지역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를 하려고 하는 건지, 어디에 쓰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공관위와 지도부에선 “우리가 한 조사가 아니다”란 취지로 부인하고 있다. 공관위 관계자는 해당 여론조사를 공관위가 실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중앙일보에 “(공관위와) 관계없다”고 했다. 민주연구원 역시 “연구원과 관련 없는 조사”라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공관위 차원에서 조사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현역 물갈이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석의 10%(7석)를 컷오프 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구체적인 컷오프 비율을 밝히지 않았다. 강성당원 사이에선 “당의 혜택을 받은 중진ㆍ호남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당 공관위는 최근 선출직 공직자평가 결과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31일부터 2월 5일까지 당에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자에 대한 면접도 실시된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인천 계양을 지역도 이날 면접을 실시했다. 이 대표는 면접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당에 시스템과 당헌ㆍ당규가 있으니 그에 따라 공평하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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