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가 펜타곤 비밀요원? 친트럼프파 먹잇감된 팝스타
전세계적으로 독보적 인기를 누리며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셀레브리티 중 한 명인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치적 음모론에 휩싸였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극우 미디어가 주도하는 스위프트를 겨냥한 음모론이 그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스위프트가 미 국방부(펜타곤) 비밀요원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려고 팬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스위프트와 그의 공개 연인인 미 프로풋볼(NFL) 선수 트래비스 켈시가 NFL이나 코로나19 백신, 민주당 지지를 위해 만들어진 거짓 커플이라는 주장도 있다.
작년 9월 스위프트가 젊은 층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 계기였다. 당시 하루 만에 신규 등록한 유권자가 3만5000명 늘기도 했다. 켈시의 소속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l)에 진출하자 공격은 최고조에 달했다.
공화당원 비벡 라마스와미는 소셜미디어에 "다음 달 슈퍼볼에서 누가 우승할지 궁금하다"며 "그리고 인위적으로 문화적 지지를 받는 커플이 이번 가을 주요 대선 (후보를) 지지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전날엔 친트럼프 방송인 마이크 크리스피가 NFL이 "민주당 선전"을 퍼뜨리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담하건대 캔자스 시티가 이기고 슈퍼볼에 가고, 스위프트가 하프타임쇼에 나와 미드필드에서 켈시와 함께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이 이번 대선에서 스위프트의 지지를 원한다는 NYT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더 그럴듯한 '먹잇감'이 됐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민주당 당원들의 스위프트 선거 개입 심리 조작이 공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전·현 바이든 정부 관료들이 스위프트와 켈시를 지지하는 게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NYT는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진들이 스위프트의 지지를 얻어내는 '야심찬 꿈'을 추진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2억7900만명에 이르는 스위프트가 지지선언을 해준다면 지지율 부진으로 고전하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NYT는 "(스위프트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나 공연 중 발언으로 수백만의 지지자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스위프트의 모금 호소는 바이든에게 수백만달러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2018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인스타그램에 "나는 항상 어떤 후보가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을 위해 싸우느냐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며 "LGBTQ(성소수자) 권리 투쟁을 믿으며, 성적 지향이나 성별에 근거한 모든 형태의 차별은 옳지 않다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음모론을 반지성적인 헛소리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CNN은 이런 음모론을 늘어놓는 이들이 공화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수백만 명이 이들에게 의지해 뉴스와 정보를 얻고 있다고 짚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런 음모론이 거칠수록 더 많은 흡입력을 얻을 것이라며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와 같은 기성 언론의 황금시간대 쇼에 반복해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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