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돈 보내기 더 어려워져”… 목숨 건 ‘송금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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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돈을 보내는 일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2013년 탈북하기 전까지 북한에서 택배기사로 일했던 김진석씨는 BBC에 "돈을 배달하는 사람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여야 한다"며 "안전을 위해 모두 가명을 썼다"고 전했다.
황씨는 "일부 탈북자는 부모와 자식을 두고 떠났다"며 "그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과 언젠가 재회할 때까지 부디 모두 살아남기를 바라면서 돈을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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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돈을 보내는 일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남북한 모두 단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이 커지면서 스파이 영화를 방불케 하듯 목숨 건 ‘송금 작전’이 펼쳐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10년 이상 탈북민의 송금 브로커로 일해온 황지성씨는 “마치 스파이 영화와 같고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그 역시 탈북민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북한으로 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중국, 북한 전역에 퍼져 있는 브로커와 택배원들의 ‘비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전화 통화부터 비밀리에 이뤄져야 한다. 중국의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밀반입된 중국산 휴대전화를 이용하며 외진 곳에서 통화해야 한다. 통화 시에는 암호명이 사용된다. 브로커들은 탈북민과 북한 내 가족의 통화를 ‘주선’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안전한 환경에서 통화하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릴 때도 있다.
통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탈북민은 한국에 있는 중개인을 통해 중국 계좌로 돈을 입금한다. 중국에서도 외화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걸리지 않게 해야 한다. 이 돈을 뽑아서 북한으로 가져오는 건 중국 브로커들의 역할이다. 간혹 중국과 북한 무역회사 간 거래대금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중국 브로커들은 북한에서 여러 명의 택배원을 고용해 가족들에게 돈을 전달한다. 2013년 탈북하기 전까지 북한에서 택배기사로 일했던 김진석씨는 BBC에 “돈을 배달하는 사람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여야 한다”며 “안전을 위해 모두 가명을 썼다”고 전했다.
돈을 받는 북한 가족들도 위험 부담이 크다. 적발될 경우 북한 주민들은 ‘관리소’라고 알려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다. 관리소는 수년간 수십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악명 높은 곳이다.
이 때문에 일부는 돈을 안 받겠다며 거절하기도 한다. 황씨는 BBC와 인터뷰에서 “비밀경찰의 함정일 수 있다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모든 위험을 뚫고 돈이 잘 전달되면 브로커들은 커미션을 받는다. 황씨는 “북한 브로커들은 한 번 송금할 때마다 50만~60만원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송금 작전’은 더욱 위험해지고, 어려워졌다. 북한에선 남한의 돈과 반동적 이념·문화의 흐름을 막기 위해 브로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한국 또한 북한 송금 브로커 단속이 더 엄격해졌다.
양쪽에서 많은 위험이 있지만 많은 탈북자가 이를 감수하고 북한의 가족들에게 돈을 몰래 전달하고 있다. 북한인권 데이터베이스 센터가 지난해 탈북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63%가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씨는 “일부 탈북자는 부모와 자식을 두고 떠났다”며 “그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과 언젠가 재회할 때까지 부디 모두 살아남기를 바라면서 돈을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탈북자로부터 지원을 받는 이들을 ‘한라산 줄기’라고 부른다고도 했다. 그는 “‘한라산 줄기’ 가족 출신이 가장 바람직한 배우자로 꼽힌다”며 “이는 공산당 당원들보다 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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