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쟁당국,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EU·미국 남았다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는 3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제외한 12개국의 승인을 마쳤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양사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는 유럽 연합(EU)과 미국만 남게 됐다.

대한항공은 31일 일본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다. 대항항공은 이날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 자료를 제출하고 경제 분석과 시장조사를 통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며 “이후 폭 넓은 시정조치를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부터 총 14개 경쟁 당국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에 따라 한국과 일본 노선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다는 점을 들어, 대한항공 측에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서울 4개 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 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한국 저비용 항공사(LCC) 등 신규 진입 항공사가 요청할 경우 슬롯(노선 운영권)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화물 노선에 대해서도 경쟁 제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우려가 해소됐다. 대한항공은 미국·유럽 등 아직 경쟁 당국의 승인이 나오지 않은 지역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최종 마무리된 이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은 기업 결합 필수 승인 국가로,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미국과 EU 경쟁 당국과의 협의에도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