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신성' 신지아, 청소년 올림픽 값진 은메달 따냈다
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 <편집자말>
[박장식 기자]
▲ 3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딴 신지아 선수가 은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 박장식 |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신성', 신지아(영동중) 선수가 청소년 올림픽 은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은 2020년 로잔 대회에서 유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후 한국 선수가 두 번 연속 포디움에 서는 성과를 기록했다.
3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프리 프로그램에서 신지아 선수는 총점 125.35점을 받았다. 신지아는 이틀 전 치른 쇼트 프로그램과의 점수를 합쳐 191.83점을 기록, 일본의 시마다 마오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신지아는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라며, "팀 이벤트 때는 오늘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고 메달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신지아와 함께 출전한 김유성(평촌중) 역시 쇼트와 프리를 합친 총점 181.53점을 받으며 4위에 올랐다.
쇼트 3위였던 신지아, 석연찮은 판정 딛고 한 계단 더 위로
28일 열렸던 쇼트 프로그램에서 66.48점을 받으며 3위에 올랐던 신지아. 신지아는 버디의 'Not About Angels'(<안녕, 헤이즐> OST)에 맞추어 연기를 펼쳤다.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연기를 시작한 신지아는 첫 점프인 더블 악셀을 안정적으로 도약한 데 이어, 트리플 룹, 트리플 살코 점프 역시 클린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이어진 연속 점프에서 감점이 있었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토룹, 더블 룹을 콤비네이션으로 수행하는 동작을 신지아는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듯 보였지만, 점프에서 엣지에 따른 어텐션을 받아 수행점수가 1.14점가량 감점되었다.
특히 연결동작에서 심판진의 감점이 생겨나는 뜻밖의 일도 있었다. 신지아는 발을 바꾸어주는 체인지 풋 콤피네이션 스핀에서 회전수를 문제삼은 심판진의 판정에 0점을 받아 기본 점수 3.50점과 가산점을 모두 받지 못하는 등 홈 그라운드에서 더욱 매몰찬, 뜻밖의 채점이 이어졌다.
다행히도 심판진의 채점을 알지 못했던 신지아는 후반부 연기에 돌입하면서 더욱 나은 기량를 보였다.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하게 수행한 신지아는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에서 90도 이상 덜 뛰었다는 판정을 받으며 일부의 감점이 있기는 했지만 무난하게 동작을 이어나갔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럿츠를 무결점으로 수행한 신지아는 난도 4의 플라잉 카멜 스핀, 코레오 스퀀스, 그리고 역시 난도 4의 플라잉 체인지 풋 콤보 스핀을 안정적으로 수행, 수천 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친 자신의 생애 첫 연기를 마쳤다.
신지아의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가 터져나왔다. 관중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인형을 빙상으로 던졌는데, 인형이 쏟아지는 모습도 마치 비가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홈에서 비로소 빛난 '피겨 신성'의 모습을 축하하는 관중들의 환호는 오래 이어졌다.
예술 점수 61.90점과 기술점수 63.45점을 합쳐 125.35점이라는, 자신의 주니어 그랑프리 때의 점수인 131.67점에 비해 낮은 점수가 나올 때는 당황스러울 법했지만 신지아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신지아와 함께 이번 대회 여자 싱글 피겨에 출전한 김유성도 4위에 오르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유성은 '종달새의 비상' 멜로디에 맞추어 연기를 펼쳤는데,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과 후반부 트리플 살코가 언더 처리된 것 외에 대부분의 연기를 클린하게 처리해내며 안정적인 동작 수행을 이어나갔다.
김유성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63.64점을 기록했는데, 프리 프로그램에서 117.89점에 오르면서 도합 181.53점을 기록,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했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 주관 대회에서 한국 선수 두 명이 함께 'Top 5' 안에 든 일은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처음 있었던 일이다.
▲ 신지아 선수의 '생애 첫' 올림픽 은메달. |
ⓒ 박장식 |
이날 경기에는 강원 2024 대회 홍보대사인 김연아,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가수 싸이씨가 한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지아 선수 역시 관중석에 앉아 있었을 김연아 선수를 한참 찾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신지아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웜업 들어가기 전에 솔직히 김연아 선수를 찾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발견하지는 못했다"라면서, "그래도 응원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신지아는 '관중석의 가족은 보았냐'고 묻는 질문에 "만나면 신경이 쓰일 것 같아서 오히려 찾지 않으려 했다"며 재치있게 답했다.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입촌한 진천선수촌에서의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신지아 선수. 특히 신지아는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서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며,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와 주셔서 힘을 얻고, 팬 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니 더욱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훌쩍 커버린 듯한 소감도 전했다.
특히 신지아는 "경기할 때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마지막 인사할 때, 메달 세리머니 할 때 관중석을 봤다"며, "내 이름도 많이 불러 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어 주셔서 감사했다"며 강릉을 찾아준 관중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청소년 올림픽이긴 해도 처음 품에 안는 메달의 소감은 어떨까. 신지아는 "그랑프리 때 보다는 무겁긴 한데, 생각보다는 가볍다"는 귀여운 답을 했다. 진짜 묵직한 올림픽 메달을 품에 안았을 때의 감상도 듣고 싶어지는 소감이었다.
신지아 선수는 폐막일인 1일 열리는 '팀 이벤트'에서 생애 첫 올림픽의 마지막 무대에 나선다. 팀 이벤트에는 아이스댄스 김지니-이나무 조, 남자 싱글 김현겸 선수가 함께 나서 단체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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