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 확보”

신대현 2024. 1. 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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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재정 지속가능성-보장성 강화 사이 균형점 탐색
지불제도 개선 필요하다는 데 공감
“초음파·MRI 급여 축소, 재정 지출 틈새 조정한 것”
30일 ‘지속가능 보건의료정책, 정부에 묻다’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장은 “필요한 곳에 적정한 재원이 지출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과 보장성 강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뇌가 깊어진다.

‘지속가능한 국가보건의료정책 방향: 현실과 미래를 잇는 제도’를 대주제로 이뤄진 ‘지속가능 보건의료정책, 정부에 묻다’ 토론회가 3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쿠키뉴스와 쿠키건강TV가 주관했다.

이 자리에서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급여 확대 △지불제도 개편 △한방진료 보장성 확충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추진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 급여 기준 축소 등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건보공단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 확보가 원칙임을 고수했다. 박종헌 건보공단 급여관리실장은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재정에서 신약에 대한 지출이 총 약품비에서 8.5%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 고가의 신약들이 어떻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수의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라고 했다. 

박 실장은 “고가의 약들이 국내로 많이 들어오면서 희귀질환자들을 위해 제약사들과 협상하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약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국민 부담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적정 재원이 쓰이도록 하면서 저평가 받는 중증 환자 치료와 필수의료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현행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묶음지불제 형태의 지불방식 개산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행위별 수가제는 진료할 때마나 진찰료, 검사료, 처치료, 입원료, 약값 등에 따로 가격을 매긴 뒤 합산해 진료비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진료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지만, 과잉 진료와 의료비 급증이라는 부작용도 있다. 반면 묶음지불제의 경우 세부 행위를 건별로 청구하는 방식 대신 환자의 건강 상태나 진료 연관성에 따라 일련의 서비스를 묶어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속도를 통제하고 지출의 최적화를 도모하는 지불제도로 여겨진다.

박 실장은 “총 진료비가 증가하는 원인이 행위별 수가제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불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공단은 지불제도 변화를 위한 자료 조사와 정책 연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방 난임치료, 첩약 급여화 등 계속되는 한방진료 급여화에 대해선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 환자 부담 정도, 건강보험 재정 등을 두루 고려해 급여화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의과든 한의과든 급여화는 정부가 신중한 논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3곳의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경증환자를 환자의 집 근처 협력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대해선 제도 정착 의지를 드러냈다. 박 실장은 “공단은 사업을 잘 수행한 의료기관들에 급여를 지급하고 과다·허위 지급된 급여는 필요에 따라 환수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사업 수행을 통해 외래환자 변화와 더불어 지역사회에 진료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복부·비뇨기 초음파, 뇌 MRI 등의 급여 축소로 검사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겨 병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건보 재정 지속가능성을 들며 보장성 조정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초음파, MRI 등의 급여를 줄이는 게 보장성 축소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불필요한 반복적인 검사가 많이 늘어서 제도를 개선해 틈새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평성 있게 부과하고 징수율을 높여 지출을 효율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필요한 곳에 적정한 재원이 지출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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