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병간호 봉사하던, 60대 여성… 뇌사로 3명 살리고 떠나

이해나 기자 2024. 1. 3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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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023년 12월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황영옥(69)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밝혔다.

황씨는 작년 12월 5일 10년 넘게 병간호 봉사활동을 하던 인천성모병원에 도착했다가, 봉사 시작 전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황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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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황영옥님./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023년 12월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황영옥(69)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밝혔다.

황씨는 작년 12월 5일 10년 넘게 병간호 봉사활동을 하던 인천성모병원에 도착했다가, 봉사 시작 전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급히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남을 돕기 위해 봉사를 하려다 떠나게 됐기에 아픈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황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황씨는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았고, 주변 사람에게 나누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었다. 동생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 병간호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동생 황영희 씨는 "어머니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셔서 언니가 학비도 내주고 친엄마처럼 돌봐줬다. 어려운 살림에도 늘 가족과 남들을 돕던 착한 언니였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32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안구 기증을 했는데, 그러한 경험으로 인해 누군가를 돕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늘에 있는 언니에게 "언니,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일한다고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와 먼저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라며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남을 위해 봉사하러 간 병원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와 그 뜻을 함께한 기증자 유가족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삶의 끝에서 전해준 희망은 새로운 생명으로 밝게 피어나 세상을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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