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쟁탈’ 글로컬대 2차전…지방대 “통합 안 되면 연합이라도"
5년 동안 1000억 원의 파격적 지원을 받는 ‘글로컬대학’ 선정을 두고 대학가에 통합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는 지방 국립대 뿐만 아니라 통합이 어려운 사립대까지 손을 잡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31일 ‘글로컬대학30’ 사업 지정계획을 발표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지방대 지원 정책으로,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역량이 있는 30개 비수도권 대학에 1000억원씩, 총 30조 원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부터 10곳씩, 3년 간 30개 대학이 지정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0곳에 이어 올해도 추가 10곳을 글로컬대로 지정한다. 글로컬대로 지정되려는 대학은 3월 22일까지 혁신 기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예비지정 결과는 4월, 본지정은 7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선정되면 1000억 파견 지원…올해부턴 대학 연합도 신청 가능
올해는 통합을 전제로 한 대학 뿐 아니라 2개 이상의 대학 연합도 신청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기존의 학점교류, 공유대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사 등 다양한 대학 운영 사항을 결정할 단일 거버넌스를 구성하면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대와 기아차가 각각 운영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묶여 의사결정 과정을 공유하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하면 된다”며 “연합 대학으로 묶인 대학은 통합하지 않더라도 유사 학과 통합, 인사 조정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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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작된 통합·연합…“조건 맞는 대학 찾기 어려워”
대학가에서는 글로컬대 신청을 앞두고 통합 또는 연합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부경대와 한국해양대가 글로컬대학 신청을 목표로 통합을 시작했다. 충남대와 한밭대도 최근 “통합 혁신을 기반으로 글로컬대학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지난해에도 통합을 시도했지만 각 학교 총학생회가 반대한 바 있다. 일반 4년제인 국립창원대와 공립 전문대인 경남도립대도 통합을 추진한다.
이는 10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지원금을 따내기 위해서는 통합을 통한 근본적인 대학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일반대-전문대 통합 모델로 글로컬대학에 선정됐다.
연합 모델로 도전하는 학교도 있다. 지난해 ‘경북글로컬대학 연합’을 추진한 4년제 사립대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다. 세 대학 사정을 잘 아는 지역 관계자는 “세 곳 모두 경산시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지역에 있는 다른 대학도 연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고 말했다. 경산에는 대구한의대·대경대·영남대학 등 총 6곳의 4년제 사립대가 있다.
충남 지역의 한 대학 총장은 “지난해 통합 대학들이 대거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며 올해는 총장 대부분이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한 국립대 총장은 “오죽하면 의사결정 구조가 전혀 다른 사립대와도 통합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서도 “통합은 결혼처럼 규모, 물리적 거리, 학생들의 입학성적 등 다양한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그런 상대를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단독 신청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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