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화살’…초저고도 비행 선보이며 실전배치 기정사실화
북한이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의 ‘발사 훈련’을 알리며 실전 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해당 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하는 장면을 공개하면서 기술적 완성도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조선인민군은 1월 30일 조선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훈련은 우리 군대의 신속반격 태세를 검열하고 전략적 타격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으며 주변 국가의 안전에는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30일) 오전 북측 서해상으로 발사된 미상의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지난 24일과 28일 새로 개발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해 이번에도 같은 미사일일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론은 기존의 화살 미사일이었다. 앞서 군 당국도 30일 발사 미사일이 기존 화살-1·2형의 정상 비행거리 1500~2000㎞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훈련’ ‘반격 태세’ 표현…작전 검증 돌입했나
이날 두 문장으로 이뤄진 매체의 간략한 보도 내용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발사 훈련’, ‘신속반격 태세 검열’ 등의 표현이다. 사실상 실전 배치를 시사하고 있어서다.
군 안팎에선 지상 고정 표적 대상으로 하는 화살-1·2형 미사일의 기술적 검증이 상당 부문 마무리돼 작전적 측면에서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화살 계열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의 전력화가 임박했거나 초기 단계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매체가 보도한 사진에선 화살-2형의 저고도 비행 능력이 드러났다. 산악 지형에서 30m 이하로 비행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지금껏 공개된 화살 미사일 비행 장면 중 최저고도 비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가 지난해 3월 화살-1·2형의 비행 영상을 공개했을 때보다도 낮은 고도로 분석된다.
30m 이하 초고도 비행 선보여
실전성 입증과 관련해 고도를 주목하는 이유는 저고도 비행이 순항미사일의 핵심 능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순항미사일은 마하 0.8(시속 970㎞) 정도 속도로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저고도에서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레이더로 탐지가 까다롭다.
지형추적 비행으로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며 산등성이 등 복잡한 지형에서 방공망을 헤집고 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레이더가 포착, 소실을 반복하는 사이 최종 단계에 회피 기동과 탐색기를 활용해 명중 확률을 높이는 식이다. 목표한 건물의 창문을 맞출 수 있을 만큼 정밀성도 뛰어나다.
일각에선 북한이 불화살-3-31형에 대한 군의 평가절하를 의식해 이번엔 화살로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위협 수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이미 검증된 화살 계열 미사일을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미다. 군 당국은 지난 29일 불화살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 “과장됐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입장을 냈다.
잠수함 발사 플랫폼, 대함 표적 등 순항미사일 진화 가능성
그럼에도 북한이 화살-1·2형 개발에 힘입어 발사 플랫폼 다양화 등 순항미사일의 능력을 고도화하는 대목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당장 북한은 불화살-3-31형을 신형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로 규정하며 은밀 타격 능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군의 3축 체계 중 유사시 발사 원점을 사전에 타격하는 킬 체인을 겨냥한 셈이다.
대함 미사일 등 이동 표적을 대상으로 한 순항미사일 개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를 위해 북한판 글로벌호크로 불리는 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추가로 발사할 군사위성 등으로 표적 추적 능력을 강화할 여지도 있다. 핵 투발용과 정밀 타격용 등 목적에 따라 순항미사일 종류를 세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당국자는 “탄도미사일은 물론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동시에 쏴 방공망의 빈틈을 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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