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맞서다 퇴학' 故 나승만씨, 80년만에 명예졸업장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2024. 1. 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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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전 일본식 교육에 반대하다 퇴학당한 고 나승만씨에게 모교 명예졸업장이 수여됐다.

전남 장선 출생인 나승만씨는 광주 서공립중학교(제일고 전신) 4학년 재학 중 일제의 군국주의 군사 훈련에 참여하기를 수차례 거부하다가 퇴학 조치를 당했다.

이에 아들 나기방씨가 광주제일고 동문회 측에 "아버지가 2019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졸업장 수여를 간절히 바라 왔다"는 뜻을 전하면서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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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군국주의 군사 훈련 참여 수차례 거부하다 퇴학
2019년 운명 달리해…子 나기방씨 대신 졸업장 받아

80년 전 일본식 교육에 반대하다 퇴학당한 고 나승만씨에게 모교 명예졸업장이 수여됐다.

31일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 제99회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식 수여식이 개최됐다. 아들 나기방씨가 고인이 된 아버지를 대신해 졸업장을 들었다.

나기방씨(왼쪽에서 두번째)가 31일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 제99회 졸업식에서 아버지 고 나승만씨를 대신해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사진=박진형 기자]

전남 장선 출생인 나승만씨는 광주 서공립중학교(제일고 전신) 4학년 재학 중 일제의 군국주의 군사 훈련에 참여하기를 수차례 거부하다가 퇴학 조치를 당했다.

당시는 일제강점기로 전 국민이 신사 참배와 창씨개명을 강요받았고 학생에게는 군사교육을 받도록 했다. 나승만씨는 일제의 야욕에 맞서다가 억울하게 학교에서 쫓겨난 일이 한평생 상처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이에 아들 나기방씨가 광주제일고 동문회 측에 "아버지가 2019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졸업장 수여를 간절히 바라 왔다"는 뜻을 전하면서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이뤄지게 됐다. 퇴학당한 지 80여년 만이다.

나씨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교장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아버지가 직접 받게 됐었다면 기뻐하셨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다시 한번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학교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광주제일고는 지금까지 총 37차례에 걸쳐 308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으며, 앞으로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졸업하지 못한 동문의 명예를 되찾아줄 방침이다.

문석환 총동창회장은 "일제강점기 광주학생독립, 유신독재 시절의 반독재 민주화 투쟁, 5·18민주화운동의 기개와 정신을 돌아보게 한다"며 "올곧은 삶, 패기 있는 삶을 살아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재학 교장은 "학생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큰 산맥을 이룬 모교"라며 "자랑스럽고 떳떳한 동문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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