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버 트럼프” 트럼프 “비뚤어진 바이든”…더 거칠어졌다

김형구 2024. 1. 31. 13: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이 유력시되는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이 유력시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기싸움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여러분이 내가 대통령인 이유이며 도널드 트럼프가 패배한 대통령인 이유”라며 “우리는 그를 또 패배자(loser)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피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 거처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지역이다. 트럼프의 안방 격인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한 셈이다.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웨스트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용기도 있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 대공황 시기 대통령을 지내 경제위기를 초래한 인물로 비판받는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에 빗대 “도널드 허버트 후버 트럼프”라고 부른 뒤 “트럼프는 후버를 제외하고 취임 때보다 퇴임 때 일자리가 줄어든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공격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가 붕괴한다면 자신이 취임하기 전인 1년 내에 일어나길 바란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어떻게 전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붕괴를 바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선된다면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과 같은 임기를 수행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미국 경제는 너무 취약하다. 나는 허버트 후버가 되고 싶지 않으니 붕괴가 일어난다면 (내년이 아니라) 1년 내 있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후버 전 대통령은 상무장관 등 재직 당시 행정 분야에서 수완을 발휘해 1929년 3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공황 발생 초기 “2개월이면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1933년 퇴임을 앞두고도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대공황의 장본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거리를 메운 실업자 빈민층이 모여 세운 판잣집을 두고 ‘후버마을(Hooverville)’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을 생각해보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보라”고 말했다. 호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 지표를 앞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 대비 경쟁력 우위임을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ㆍ2차 경선에서 완승을 거두며 공화당 대선 후보가 확실시되자 공격 수위와 강도를 한층 끌어올리며 ‘트럼프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치르는 공화당 경선 레이스 중에도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유세 집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입에 올릴 때마다 ‘비뚤어진 바이든’(crooked Biden)이란 표현을 써 가며 독설을 쏟아냈다. “비뚤어진 조 바이든을 이기고 그의 재앙적인 임기를 끝내야 한다”(21일), “나는 지난 3개월 동안 비뚤어진 조 바이든을 상대로 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승리했다”(23일), “비뚤어진 바이든이 우리의 훌륭한 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게 해야 한다”(25일) 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요르단 북부 주둔 미군 3명이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맹공을 가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글 세 건을 연달아 올리며 “미국에 대한 공격은 바이든의 나약함이 초래한 끔찍한 결과” “바이든은 이란에 수십 억 달러를 지원했고 이란 정권은 이를 중동 유혈사태를 퍼뜨리는 데 썼다” 등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