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취약차주 빚 5천억원 조정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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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이 자체 채무조정제도를 통해 5,000억 원 가량의 채무를 조정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제정된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채무조정 활성화에 대비해 금융회사 내부기준 마련 등 철저한 준비를 통해 관련 제도가 원활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저축은행이 연체채권을 매각하는 경우에도 연체차주에게 채무조정이 가능함을 충분히 안내해, 채무조정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차주들의 보호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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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2억 자체 채무조정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69세)는 최근 경기 둔화와 골목 상권 소비 감소로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B저축은행에서 받은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1억3,000만 원)의 대출금리도 9%대로 상승해 당장 다음 달 이자 납부조차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B저축은행은 A씨의 채무 상환 의지가 강하고 그동안 이자를 연체 없이 성실하게 납부한 점, 매출 감소와 금리 상승이 가중돼 일시적으로 자금흐름이 어려워진 상황 등을 고려해 6개월간 대출 금리를 인하(9.32%→5.0%)하는 취약차주 사전지원을 승인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이 자체 채무조정제도를 통해 5,000억 원 가량의 채무를 조정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은 2023년 한 해 동안 전년보다 130% 증가한 5,002억 원 규모의 채무조정을 실행했다. 이와 함께 2만6,766건의 금융지원 상담을 실시했다.
특히 연체가 발생하기 전 취약차주에 대한 사전지원을 강화해, 대출자가 실직하거나 휴업 또는 폐업했을 경우, 질병에 걸렸을 때 일시적인 채무상환 어려움을 해소했다는 평가다. 전체 채무조정 실적 5,002억 원 중 79.8%가 취약차주 사전지원액이다.
앞서 금감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중앙회와 각 저축은행에 '금융재기지원 종합상담센터와 상담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저축은행 임직원 면책제도 도입, 채무조정 의사결정 부담완화와 관련한 제도 개선도 추진해왔다.
저축은행 자체 채무조정은 연체기간에 따라 사전지원과 프리워크아웃(3개월 미만), 워크아웃(3개월 이상)으로 분류되며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금리 인하, 장기전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상환방법 변경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특히 금감원은 우수 저축은행과 임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모범사례를 전파하며 저축은행의 채무조정 활성화를 지속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해 채무조정 실적이 우수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등 3개 저축은행 직원에게 금감원장 표창이 수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제정된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채무조정 활성화에 대비해 금융회사 내부기준 마련 등 철저한 준비를 통해 관련 제도가 원활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저축은행이 연체채권을 매각하는 경우에도 연체차주에게 채무조정이 가능함을 충분히 안내해, 채무조정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차주들의 보호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 BNK, IBK, KB, NH, 신한, 우리금융, 하나, 한국투자 등 지주계열 저축은행들과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부실채권 관리를 비롯한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취약차주 지원을 통해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이 저축은행을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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