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탈한 화물선 구경하세요"…입장료 1달러, 남성만 가능

과시·선전 목적으로 추측
'하마스 지지' 문구 쓰여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나포한 선박을 '관광 상품'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후티 반군의 대(對) 서구 선전용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더 선' 등 영국 매체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갤럭시 리더'호를 관광용 선박으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선박은 지난해 11월 19일 후티 반군이 강습한 선박으로, 영국 회사와 이스라엘 재벌 에이브러햄 융거가 공동 소유했으며 일본 업체가 용선한 배다.

후티 반군이 나포한 '갤럭시 리더'호는 관광용 선박으로 변모했다. [이미지출처=엑스(X)]

해당 선박에는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멕시코, 루마니아 국적의 선원들이 탑승했다. 후티 반군은 당시 헬리콥터를 타고 배에 무단 탑승한 뒤 선원 전체를 인질로 잡아 나포했으며, 배를 예멘 해안으로 옮겼다. 납치된 선원들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포 이후 이 배는 이제 화물선이 아닌 '관광선'으로 탈바꿈했다. 이용료는 1인당 1달러(약 1300원)이며, 남성만 입장할 수 있다. 후티 반군은 1주일에 5회, 어선 등 작은 배를 이용해 관광객을 갤럭시 리더호로 실어 나르고 있다.

선박은 미국 영국 연합군에 맞선 후티 반군의 선전용으로 활용된다. 현재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곳곳에 적혀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박 사진을 게재해 과시하기도 한다. 배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도 "미국에 죽음, 이스라엘에 죽음, 유대인을 저주하고 이슬람에 승리를" 등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반군은 하마스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홍해와 그 인근을 지나는 상선을 수십차례 공격 중이다. 이로 인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유럽으로 향하는 물길이 사실상 차단됐으며, 많은 화물선이 희망봉을 경유한 더 먼 경로를 택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은 홍해 안전 확보를 위해 다국적 함대 연합을 출범한 뒤 상선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 영국군은 지난 12일부터 후티 반군의 예멘 내 시설에 대해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여전히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드론·대함 미사일·탄도탄 등 무기를 이용해 상선과 군함을 위협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