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감시림프절 생검으로 작은 수술 실현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2024. 1. 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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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특진실_강동경희대병원 위암센터

10년 전만해도 국내 위암 발생자수는 한해 4만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2020년 기준 2만6662명으로 감소했다. 암 발생 순위도 4위로 내려갔다. 식품 위생 개선, 나트륨 섭취량 감소, 헬리코박터균 제균 등이 영향을 끼쳤다. 이젠 치료도 위암 수술 후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이 곧 위암센터를 개소한다. 위를 되도록 덜 절제하고, 환자가 이른 시일 내 수술 전처럼 정상적으로 식사하고, 재발의 두려움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최성일 교수는 "진행성 위암을 치료하려면 대개 위의 60% 는 절제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감시림프절 생검' 등 위 절제 범위를 줄이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한 이유? "위 절제 범위 줄어서…"

위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조기 발견이다. 암세포가 아직 점막에만 존재한다면 내시경만으로 암세포를 생선회 뜨듯 제거하는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전정원 교수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은 전신마취 없이 수면 상태에서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로 인한 합병증도 거의 없어 가장 안전한 조기위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기위암이라고 해서 모두 내시경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암세포의 크기가 2㎝를 넘고 분화도가 나쁘다면 위를 1/3정도는 절제해야 한다. 위치도 중요하다. 암세포가 위의 상부에 생겼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위를 전부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최성일 교수는 "암세포가 점막, 점막하층을 지나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침범한 진행성 위암은 최소 2/3나 전부를 절제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재발은 물론 위암이 림프절과 혈액을 타고 폐, 간, 복막 등으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복강경, 로봇 등 다양한 수술기법들이 등장했지만 위 절제 범위는 1980년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위 절제 범위는 환자의 남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위를 모두 절제하면 식사량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건 물론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또 위를 절제할 때 장운동을 담당하는 미주신경까지 절제하기 때문에 장운동이 빨라져 설사를 한다. 조기위암 등으로 1/3만 절제하면 수술 전과 비슷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형광 색소로 위암 전이 여부 확인

최근에는 위 절제 범위를 줄이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주로 내시경점막하박리술 적용이 어려운 조기위암이 대상이다. '감시림프절 생검'이 대표적이다. 감시림프절이란 암세포가 첫 번째로 도달하는 림프절을 가르킨다. 복강경 수술 도중 암세포에 형광 색소를 쏴서 감시림프절에 전이가 이뤄졌는지 검사할 수 있다. 검사 결과, 감시림프절에 전이가 없으면 나머지 림프절에도 전이가 없을 가능성이 95∼99%이므로 위암 부분만 절제하고 나머지 위를 보존해 삶의 질을 최대화 할 수 있다.

위암에 있어 감시림프절 생검은 곧 신의료기술로 등재될 전망이다. 의사들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성일 교수는 "감시림프절의 안전성은 국립암센터를 비롯해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됐다"며 "2월부터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기위암 중 복강경으로 절제술을 받는 환자들의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해 삶이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행성 위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복막으로 전이된 4기 위암은 손 쓸 방도가 없었다. 혈관을 통해 항생제를 보내도 복강 안으로 가는 혈류가 1%밖에 되지 않아 예후가 매우 나빴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복강의 암세포에 직접 항암제를 넣는 방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위암 센터는 감시림프절 생검을 위한 특수 복강경을 구비했다. 또 다빈치 로봇, 정밀 항암 시스템 등 위암 치료를 위한 최신 지견을 반영했다. 위암 치료 성적은 다학제진료가 중요하다. 외과 최성일 교수를 필두로 내분비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이 긴밀한 협진을 통해 환자를 이끈다. 수술 후 환자는 전문 영양사에게 식사와 영양교육을 받게 되며 외래에서 정기적인 추적관찰 검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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