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상지질혈증 환자 절반만 약 제대로 복용… 복합제 적극 활용해야"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4. 1. 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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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톡톡] 서울아산병원 김대희 교수
고혈압 환자 39% 이상지질혈증 동반
20·30대 젊은층서 증가세 심각
두 질환 동반 때 심혈관 합병증 10배
환자 절반만 약 복용… 조절 안돼
복약순응도 개선 위한 복합제 대안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약 복용이 제대로 안돼 조절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약의 개수와 복용 횟수를 줄인 복합체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이 증가한 탓일까. 최근 몇 년 사이 고혈압 환자와 함께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동반 대사증후군 환자가 급증했다. 문제는 환자 대부분이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고 있으며, 적잖은 신규 환자가 20∼30대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왜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걸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를 만나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 시 문제와 효과적인 해결책에 대해 들어봤다.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가 얼마나 늘었나?

최신 대한고혈압학회 팩트시트를 보면, 2021년 기준 전체 고혈압 환자의 39.0%가 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다. 고혈압만 있는 환자가 33.3%인데 그보다 많은 수치다. 이상지질혈증 동반 고혈압 환자는 심지어 점점 증가하고 있고, 젊은 신규 환자의 증가가 눈에 띈다.

절대적 유병자수는 65세 이상이 많지만, 고혈압 진단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진거다. 20∼30대 고혈압환자는 2017년 19만 5767명에서 2021년 25만 2938명으로 4년새 29.2%가 증가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모두 있는 젊은 대사증후군 환자 증가도 지속세다. 20대 대사증후군 환자는 4년 만에 10만5000명에서 15만5000명으로 47.7% 늘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면 무슨 문제가 있나?

대표적인 문제는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의 급상승이다. 국내외 연구를 보면, 고혈압만 있는 환자가 혈압이 상승할 때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은 약 4.4배(3.1%→13.7%) 증가하고, 이상지질혈증만 있는 환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할 때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약 3.9배(3.1%→12.2%) 증가한다. 그런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은 10배(3.1%→33.7%)이상 상승한다.

젊은 사람은 그 위험이 더 크다. 젊고 튼튼하면 혈압이 높아도,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도 더 잘 견딜거라고 생각하는데, 같은 수치라도 젊은 사람이 더 위험하다는 데이터가 많다. 질환에 노출되는 기간 때문이다. 20대부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에 노출되면 신체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치료가 시급해보인다. 치료율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최근(2021년) 고혈압 조절율은 56%로,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2명 중 1명만 고혈압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한단 얘기다. 치료를 하는 이들 중 약 복용으로 혈압조절이 잘 되는 비율도 70%를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친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동반질환으로 인해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하는 고령 만성질환자가 늘다보니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즉,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바쁜 생활 때문에, 고령자들은 기억력 감퇴 등으로 인해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복약순응도란 무엇인가?

복약순응도란 의사가 처방한 약을 복용법대로 환자가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바른 약을 적절한 용량으로, 정확한 경로를 통해 제때 복용하는 일은 치료를 위해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는 어떤가?

낮은 편이다. 혈압약 중 부작용이 적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게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인데, 이 약의 6개월 복약순응도가 65%, 12개월 50% 수준이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더 낮다. 대표적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의 복약순응도가 50%를 도달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고혈압은 한 가지 약제로 충분히 혈압을 조절하기 어려워 대부분 2∼3개 약을 함께 사용해야 하고, 이로 인해 복약순응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약 개수가 늘어날수록 환자의 복용 부담은 증가해서다. 먹는 약의 개수가 7개가 넘어가면 복약순응도가 2.5배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낮은 복약순응도는 왜 문제가 되나?

낮은 복약순응도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조절이 안 되는 주요 요인으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 상승과 같은 2차 위험 발생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은 복용을 하다가 중단하면,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있다.

복약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가장 좋은 건 복용횟수와 약의 개수를 최소화하는 거다. 여러 성분을 하나의 약으로 합친 복합제는 좋은 대안이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 등에서 복합제 사용을 우선 권고한다. 효과적인 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조절을 위해 다양한 복합제가 출시되고 있고, 최근에는 네 가지 성분을 조합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누보로젯' 등의 약제도 등장했다. 단일복합제 처방은 순응도 제고를 넘어, 약물 오용 방지와 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작은 크기의 복합제를 만들려는 제약사의 노력도 필요하다. 여러 성분을 더해 약을 만들다보면 약 크기가 커지기 쉬운데, 크기가 큰 약은 삼키기가 어렵다. 또, 너무 작은 크기의 약은 시력이 좋지 않은 고령 환자가 이용하기 힘들다. 7∼8㎜정도의 크기가 적당하다. 약의 크기를 축소하고 제형을 변경해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환자 개인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다. 요일별로 약을 넣어둘 수 있는 약통(pill box)활용하거나 복약 알람설정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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