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깜짝 실적인데 주가 내렸다…'시련의 2위' 애플·AMD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결정을 하루 앞둔 금융시장은 고용지표와 주요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출렁였다. 미국의 12월 구인이직보고서에서 12월 구인건수가 903만 건으로 시장 전망치인 880만 건을 넘어서 개장 초반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현지시간 3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6% 내린 4,924.97포인트로 전날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고, 나스닥도 0.76% 하락한 1만 5,509.90을 기록했다. 금융, 산업재 등이 포진한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만 이날 0.35% 올라 3만 8,467.31로 상승했다. 차분하게 거래를 이어가던 시장 분위기는 장 마감 이후 분기 실적을 낸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 AMD로 인해 달라졌다.
● 기대치도 주가도 숨고를 때…마이크로소프트, 시간외 급등락
시가총액 1위를 지키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도 현지시간 오후 5시 50분 현재 시간 외에서 1.74% 가량 하락 한뒤 가까스로 상승 전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2분기 기준 매출 620억 200만 달러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부문 호조에 힘입어 기대치 611억 4천만 달러를 넘어선 성적을 냈다. 주당순이익 역시 2.93달러로 월가 컨센서스인 2.77달러를 넘었다.
애저(Azure)를 포함한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부문이 258억 8천만 달러의 매출로 실적을 이끌었고 개인용 컴퓨팅에서도 168억 9천만 달러로 기대를 넘어섰다. 생산성·비즈니스 서비스 부문만 예상보다 2억 달러 가량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후 하락하던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다음 분기와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 기대로 시간외에서 재차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오피스365가 시장 예상치인 12%보다 높은 15% 성장할 것으로 제시했다. 또한 클라우드 애저(Azure)는 30% 수준으로 안정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제시했다.
● 인공지능 대응 늦은 대가…구글·AMD 장마감 후 6% 급락 매그니피센트7의 하나인 알파벳은 핵심 수익인 검색 광고에서 어닝 미스를 기록하며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알파벳의 지난해 4분기 주요 부문 가운데 유튜브 광고는 92억 달러, 구글 클라우드는 91억 9천만 달러로 각각 시장 전망치 91억 6천만 달러와 89억 5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구글 검색광고는 652억 2천만 달러로 기대치 658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검색의 지속적인 강세와 유튜브, 클라우드의 기여도 증가에 만족한다"면서 "이들 부문은 각각 인공지능 투자와 혁신의 혜택을 이미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는 지난해 6% 규모의 인력을 감원한데 이어 올해 추가적인 비용 절감과 인공지능의 핵심 제품 탑재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인공지능 그래픽 가속기 경쟁에 뛰어든 AMD는 기대 이하의 1분기 전망을 내놓아 주가가 급락했다. AMD가 공개한 4분기 매출은 61억 7천만 달러로 예상을 소폭 웃돌았고, 조정주당순익도 77센트로 전망과 같았다.
주요 부문가운데 핵심인 데이터센터가 22억 8천만 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23억 달러를 밑돌았고, 클라이언트 부문도 14억 6천만 달러에 그쳤다. MI300X로 불리는 인공지능 반도체는 메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보, 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분기 전망은 이런 기대에 의문만 남겼다. AMD가 제시한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54억 달러에서 3억 달러 오차 범위로 월가 예상치 57억 7천만 달러보다 낮았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고성능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가속화하고 인공지능으로 인한 시장 재편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 2위에겐 가혹했다…아이폰 부정적 매출 전망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밀려 세계 시총 순위 2위가 된 애플은 대만 궈밍치 애널리스트의 부정적 매출 전망에 이날 급락했다. 궈밍치는 애플의 업스트림 반도체 출하량이 약 2억대 수준으로 아이폰 출하량은 1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궈밍치는 이어 "중국 내 주간 출하량이 최근 전년 대비 30~40% 감소했다"면서 올해 애플 아이폰 판매량 하락이 큰 폭으로 진행될 것으로 봤다. 그는 "2025년까지 디자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중국 화웨이의 부활과 폴더블폰 수요 증가로 인해 애플 아이폰 수요 부진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가 애플의 비전프로의 올해 연간 출하량이 60만대에 달하고 올 여름 애플 개발자회의인 WWDC에서 전용 인공지능 앱스토어가 등장할 가능성과 함께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으나, 오후 들어 공개된 궈밍치의 보고서에 묻히고 말았다. 애플 주가는 이날 장중 1.92% 하락해 시가총액 2조 9,100억 달러까지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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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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