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배임수재 등 혐의 김종국 전 감독, 잔여 계약 어떻게 처리되나
배중현 2024. 1. 31. 08:38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종국(51)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잔여 계약은 어떻게 처리될까.
김종국 전 감독은 장정석 전 KIA 단장과 함께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전직 구단 임원과 감독이 개인 비리로 영장심사를 함께 받는 건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의 구속 필요성을 심리(결과 기각)했는데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구단은 하루 전인 29일 김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품위손상)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장정석 전 KIA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에 대하여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장 전 단장은 지난해 3월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의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문제로 징계 위원회에 회부, 해임 조처됐다. 김종국 전 감독은 구단 광고 업체(커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알려졌다. 김 전 감독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수취한 돈의 대가성 여부가 법리 다툼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관심이 쏠리는 건 잔여 계약처리다. 2021년 12월 타이거즈 제10대 사령탑에 선임된 김종국 전 감독은 계약기간 3년(총액 10억5000만원)을 보장받았다. 세부 조건은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 계약 마지막 해라는 걸 고려하면 구단이 김 전 감독에게 지급해야 할 잔금은 2024년 연봉에 해당하는 2억5000만원이다. 감독을 경질했다면 구단이 잔여 계약을 보전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 해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KIA가 고심하는 부분이다. 김종국 전 감독의 금품 수수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혐의가 확정된 건 아니다. 재판까지 가더라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유죄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적용해야 한다. 귀책 사유를 감독에게 물어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자칫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 부분(연봉 지급 관련)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만약 (계약 해지에 따라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무혐의가 되면 법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품위손상 문제를 (먼저) 적용한 거"라면서 "(잔여 계약 이행 여부에 대해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향후 무혐의가 됐는데 연봉을 안 줬을 때는 감독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KIA는 차기 감독 선임 절차를 빠르게 밟을 계획이다. 유무죄를 떠나 김종국 전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재학 KIA 단장은 "수습을 좀 빨리해야 할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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