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2년간 직원 2만명 고용

CEO스코어, 466곳 국민연금 가입 조사
IT·전기전자 업종서 2만명가량 고용 늘려
유통 업계는 사업 악화로 가입자 감소 추세

글로벌 IT 경기 둔화와 반도체 한파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전기전자 업종 기업이 최근 2년간 2만명가량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해당 기간에 직원이 9588명 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대형마트 사업이 주력인 유통 업체는 소비 위축과 e커머스 업체 약진으로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줄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사업 확대와 함께 국민연금 가입자가 3500명 이상 급증했다.

31일 기업 데이터 연구소인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합병, 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컸던 34곳을 제외한 466개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2021년 12월 말 기준 158만4548명에서 지난해 12월 말 162만1995명으로 3만7447명(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 업종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 폭이 2년 사이 1만9539명(6.2%)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500대 기업 전체 가입자 증가 수의 52.2%에 달하는 수치다. 뒤로는 서비스 4810명(5.2%), 식음료 4278명(5.1%), 조선·기계·설비 3790명(5.0%), 석유화학 3694명(5.7%) 순으로 가입자 증가 수가 많았다.

반면 은행과 유통, 보험 업종 등은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줄었다. 이중 은행의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폭이 3810명(-3.5%)으로 가장 컸고, 유통이 1503명(-0.9%), 통신 1270명(-3.5%), 보험 1077명(-2.1%), 증권 672명(-2.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업종의 경우 고용이 폭증한 CJ올리브영을 제외하면 가입자 감소 수가 5000명대에 달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로 실적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최근 2년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9588명(8.6%) 늘며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는 6600명, 2023년에는 2988명 가입자가 늘며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CJ올리브영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3546명(57.8%) 급증하며 2위에 올랐다. 회사는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확대하면서 2021년부터 강남 등 서울 주요 권역과 경기권 등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늘리고 있다.

뒤로는 LG이노텍 2907명(23.7%), SCK컴퍼니 2842명(14.8%), LG에너지솔루션 2519명(26.4%), 한국철도공사 2125명(10.6%), SK온 2089명(140.4%), SK하이닉스 1708명(5.8%), 대한항공 1340명(8.2%), 현대엔지니어링 1310명(20.9%) 순으로 국민연금 가입자가 많이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차전지 업황 호조로 고용 폭을 늘렸으며 LG이노텍은 LG전자 구미 공장 매입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이마트로, 2459명(-9.1%)이 줄었다. 이어 롯데쇼핑 2202명(-9.8%), KT 2000명(-9.5%), LG전자 1696명(-4.5%), 한국씨티은행 1609명(-46.9%), 한국토지주택공사 1219명(-11.5%), 홈플러스 1018명(-5.0%) 순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특히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세 곳의 경우 이 기간에 모두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이들 3개 유통 기업이 2년간 줄인 종업원 수는 5679명(-8.1%)에 달한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이다.

KT의 경우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 감소로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2022년 2월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하면서 관련 인력을 계열사 등에 재배치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2021년 10월 소매 금융 철수 이후 2022년 4월 희망퇴직 승인 등의 조직개편 이슈로 가입자 수가 줄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