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꿀이 뚝뚝"…손흥민 사진 6장으로 본 극적 사우디전
한국이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패배의 문턱까지 갔다가 되살아 온 극적인 승부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사우디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울산)의 선방 쇼로 4-2로 승리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중 포착된 손흥민의 표정과 모습을 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가 얼마나 극적인지 알 수 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서 몇 차례 위협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냈지만 전반 내내 양팀 모두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 26분 김태환이 길게 넘겨주자 손흥민이 수비 하나를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는데, 이게 몸을 날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조별리그에서 졸전을 펼쳤다는 비난을 받은 한국 대표팀의 불안한 경기력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도 이어졌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답답한 상황은 손흥민의 표정과 몸짓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불안하게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1분 만에 실점하고 말았다.
득점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핏하면 경기장에 드러눕는 '침대 축구'로 경기 진행을 지연시켰다. 결과적으로 이게 패착이 됐다. 후반전 추가 시간은 10분이나 주어졌다. 체력이 떨어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약점을 파고들며 파상공세를 펼친 끝에 한국은 후반 54분 조규성의 헤더로 극적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왼쪽에서 설영우가 넘겨준 헤더 패스를 조규성이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사우디 골문을 열어젖혔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최악의 골 결정력으로 무득점에 그치던 조규성의 대회 첫 골이었다. 조별리그에서 비난의 표적이 됐던 조규성은 주장 손흥민과 포옹을 했다.
연장전을 득점 없이 마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는 첫 번째 키커와 마지막 키커의 부담이 특히 크다. 손흥민이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 침착하게 골을 넣은 뒤 손흥민은 골키퍼 조현우와 두 번째 포옹을 했다. 승부차기에 성공했지만 승부가 끝난 것이 아니기에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 조현우에게 힘을 실어주는 장면이다.
조현우는 사우디의 3번째 키커 사미 알나즈이, 4번째 키커 압두르라흐만 가리브의 슈팅을 잇달아 막아내 한국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승부차기 4-2 승리.
8강행이 확정된 후 손흥민은 다시 한번 조현우와 포옹했다. 조심스러웠던 이전의 포옹과 달리 이번에는 두손으로 번쩍 들어 끌어안았다. 한 네티즌은 조현우를 바라보는 손흥민의 표정을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손흥민"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은 28일 열린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물리치고 올라온 호주와 내달 3일 0시 30분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거푸 우승했으나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한국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손흥민의 올해 나이는 31세. 손흥민에게는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수 도 있는 무대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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