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임영웅…국내 공연도 스타디움 시대

박세연 2024. 1. 3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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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드 주경기장·월드컵경기장·KSPO돔
가요계 초대형 공연 러시
세븐틴.(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 세븐틴이 데뷔 9년 만에 마침내 국내 스타디움에 입성한다. 국민가수 임영웅은 데뷔 8년 만에 스타디움 공연에 나선다. 국내 공연계도 바야흐로 스타디움 시대가 열렸다. 

평균 3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스타디움급 공연장에 입성하는 가수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30일 “코로나19 상황에서 억눌렸던 문화 향유 욕구와 팬심이 폭발하고 있으며 그 욕구가 10대, 20대 팬 중심의 아이돌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도 확대돼 실제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며 “올해 특히 팬들의 호응 속에 대형 공연들이 많이 열리는 만큼 공연 산업의 확장에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븐틴 한국 이어 일본으로 스타디움 투어

세븐틴은 오는 3월 30, 31일 이틀간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팔로우’ 앙코르 콘서트를 열고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이들은 KSPO돔, 고척스카이돔 등 대형 공연장을 수차례 섭렵해왔으나 국내서 스타디움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선보이는 K팝 가수는 세븐틴이 최초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주경기장 관람석은 최대 5만9465석으로 무대 설치 등에 따른 구조 변경을 감안하더라도 회당 3만~4만명의 팬들이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이들은 막강한 국내외 팬덤에 힘입어 한국 공연에 이어 5월엔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까지 앙코르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제공)

KSPO돔, 고척스카이돔 등 대형 공연장을 모두 섭렵하며 전국투어를 마친 임영웅은 오는 5월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입성한다. 최근 마무리된 전국투어를 통해 총 22만 명의 관객을 만난 그는 ‘더 큰 우주가 되겠다’며 상암벌 입성을 알렸다. 공연은 5월 25, 26일 이틀간 펼쳐질 예정이다. 상암벌 입성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해당 경기장은 가수들의 콘서트 대관에 유난히 까다롭기로 유명하기 때문. 잔디 훼손 우려는 물론,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민원 때문인데 임영웅이 이 난관을 뚫고 상암벌 무대에 서게 됐다. 해당 장소에서 대중가수의 단독 콘서트가 열리는 건 2014년 싸이 공연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해당 공연장은 최대 6만6000여 명이 수용 가능한 만큼 임영웅은 이틀간 10만 명 가까운 팬들을 만날 전망이다.  

돔 규모 대형 공연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아이유는 오는 3월 2~3일, 9~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아이유 허 월드 투어 콘서트 인 서울’ 공연을 개최, 총 4회차에 걸쳐 약 6만 명의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콘서트는 ‘일(一)자형 무대’가 아닌 전체 좌석에 노래와 퍼포먼스를 360도 공개하는 ‘원형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며 오는 2월 20일 발표 예정인 여섯 번째 미니앨범 ‘더 위닝’ 수록곡 무대도 공개될 예정이라 기대를 높인다. 최근 진행된 예매는 팬클럽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만으로도 일찌감치 티켓이 동난 상황. 2022년 여자 솔로 가수로는 최초로 잠실주경기장에 입성해 꿈의 무대를 선보였던 아이유가 이번엔 어떤 레퍼토리로 팬들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아이유.(사진=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백현도 솔로 콘서트를 KSPO돔에서 선보인다. 그는 오는 3월 16, 17일 이틀간 열리는 단독 콘서트 ‘론스달라이트’를 통해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가수로서 처음으로 KSPO돔에 입성한다. 백현은 소속 그룹 엑소 콘서트 및 팬미팅 등으로 KSPO돔 무대에 여러 차례 올랐으나 솔로 단독 콘서트로 해당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백현은 지드래곤, 슈가 등에 이어 아이돌 출신 남자 솔로 가수로서 KSPO돔 공연 라인업에 위풍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 공연장 대관은 난망…대책 필요 

이처럼 대중음악 공연은 팬덤 확장에 힘입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지만 막상 공연장 현실은 빠듯하다. 특히 잠실주경기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가면서 관객 동원력 큰 대형가수들로선 대관이 하늘의 별따기다. 잠실주경기장의 준공 예정 시기가 2026년 12월이라 향후 2~3년은 해당 장소를 이용할 수 없는데, 이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실제 KSPO돔이나 고척스카이돔 대관도 어려워지고 있다. 고척스카이돔의 경우 야구 시즌인 3~10월엔 공연 용도 대관을 진행하지 않는다.  
 
최근 영종도에 오픈한 모히건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최대 1만 3000~1만 4000 명 수용이 가능한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으로 주목 받고 있으나 교통문제 등 접근성의 한계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카카오의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 아레나, CJ ENM의 CJ 라이브 시티 등도 착공은 했지만 완공까지 최소 3~4년은 더 소요될 예정이라 대형 공연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다.   
 
김은성 비이피씨탄젠트 대표는 “공연장 부족으로 인해 K팝 메카인 서울시에 해외 관광객들이 방문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 손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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