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군 사망 대응방식 결정"…확전 가능성은 차단

"중동에서 더 큰 전쟁 필요하지 않아"
美 당국자 "단 한 번 아닌 여러 차례 대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친이란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이 사망한 데 대한 대응 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더 큰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며 확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선거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밤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자 즉각 보복 입장을 밝힌 뒤 대응 방식과 수위를 고민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란이 공격자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란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확전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확전)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보복 방침은 밝혔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새로운 전선을 열어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렸다. 앞서 이란 외무부도 배후설을 부인하며 확전 위험 차단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응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정부 당국자는 한 차례의 공습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이 공정하다"면서 "우리는 단계별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단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여러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친이란 무장단체의 미군 공격 역량을 약화하고, 무장단체를 후원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이 같은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숨진 장병 가족과 대화했고, 다음달 2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유해 송환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