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부, 처녀되기 힘들어"…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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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이 관광객 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피렌체를 성매매 여성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홀베르그 관장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도시의 특색이 사라지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었지만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인해 '피렌체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피렌체 상원의원이었던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홀베르그 관장은 사과하거나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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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조시형 기자]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이 관광객 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피렌체를 성매매 여성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세실리 홀베르그 관장은 전날 행사장 옆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던 자리가 어느새 기념품 가게들로 바뀌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 도시가 매춘부가 되면 다시 처녀가 되기 어렵다"며 "피렌체는 매우 아름다운 도시다. 나는 이 도시가 관광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홀베르그 관장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도시의 특색이 사라지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었지만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인해 '피렌체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알레시아 베티니 피렌체 부시장은 "피렌체가 매춘의 도시라면 피렌체 시민은 매춘부의 자식이고 관광객은 매춘부의 고객인가"라고 반문했다.
피렌체 상원의원이었던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홀베르그 관장은 사과하거나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까지 나서 "심각하고 불쾌한 발언"이라며 문제 삼자 홀베르그 관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대해 잘못된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가 말하고자 했던 건 피렌체가 잠깐 들르는 관광이 아니라 좀 더 의식 있는 관광의 장소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촬영지인 피렌체는 2020년 1천400만명이 다녀간 세계적인 관광지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거장 미켈란젤로의 걸작 다비드상의 원본을 소장하고 있어 피렌체를 찾은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독일 역사학자인 홀베르그는 2015년 공모 제도를 통해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까지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을 이끈 아이크 슈미트도 외부 공모를 통해 선발된 외국인 관장이다.
이들 외국인 관장은 2022년 10월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집권한 이후 이탈리아 내에서 정치적 이슈로 떠올랐다.
멜로니 정부가 문화 개혁의 일환으로 외국인 관장들을 이탈리아인 관장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6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홀베르그 관장은 이번 발언 파문으로 재계약 가능성이 더 희박해졌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망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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