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자살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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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4월 15일 오후 10시쯤 대동강 하구에서 12㎞ 떨어진 초도의 미군 기지에 폭탄이 투하됐다.
요르단에서 민병대의 자살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전사한 뒤 미국 언론은 초도 공습을 거론하고 있다.
2020년이 되자 군용 드론 보유국은 100곳이 넘었고, 치명적 공격이 가능한 자살 드론을 실전에 배치한 나라도 40곳에 달했다.
테러단체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한 200달러짜리 드론에 폭탄을 매달아 공격하는데, 미군은 300만 달러짜리 패트리엇 미사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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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4월 15일 오후 10시쯤 대동강 하구에서 12㎞ 떨어진 초도의 미군 기지에 폭탄이 투하됐다. 말이 공습이지, 투입된 전력은 20년대 개발된 구소련 훈련기 폴리카포프 2대가 전부였다. 하지만 야간에 초저공, 초저속으로 다가오는 북한군 비행기를 미군은 끝내 저지하지 못했고, 윌리엄 월시 상병과 허버트 터커 일병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미군을 괴롭힌 북한군의 야간점호공습(Bed Check Charlie)이었다. 느리고 낮은 적기를 성능이 탁월한 미군 비행기로는 좀처럼 잡을 수 없는 아이러니였다.
요르단에서 민병대의 자살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전사한 뒤 미국 언론은 초도 공습을 거론하고 있다. 적군 비행기의 공격에 의한 미 지상군 사망은 그때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44년 유럽과 태평양 상공을 장악한 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공권을 잃은 적이 없다. 2차대전 중 유럽에서만 전투기·폭격기 4300여대, 조종사 1만7000여명을 잃고 확보한 제공권이다. 5만8000여명이 전사한 베트남전에서조차 공습으로 사망한 지상군은 없었다. 그런데 80년을 지킨 그 제공권이 고작 1만 달러짜리 자살 드론에 흔들리고 있다. 드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무기 앞에서 최첨단 전투기로 전 세계 하늘을 지배하는 미국의 자부심이 위협받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드론을 전투에 처음 사용한 나라도 미국이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쟁 이후 미국은 10년 넘게 드론 기술을 독점했다. 그러나 미국이 성능에만 치중하는 동안 기술은 평준화됐다. 2020년이 되자 군용 드론 보유국은 100곳이 넘었고, 치명적 공격이 가능한 자살 드론을 실전에 배치한 나라도 40곳에 달했다. 세계 최대 군용 드론 수출국으로 중국이 우뚝 섰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는 튀르키예제 바이락타르 드론과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좌우한다. 테러단체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한 200달러짜리 드론에 폭탄을 매달아 공격하는데, 미군은 300만 달러짜리 패트리엇 미사일로 막는다. 아이러니는 반복되고 있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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