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법 거부권… 총선정국 대치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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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피해자 지원과 희생자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특별조사위 구성이 편향되고 권한은 과도해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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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5번째… “피해자 지원 만전”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특별조사위원회의 업무 범위와 권한이 과도해 위헌 소지가 있고, 특별조사위 구성과 관련해 공정성·중립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거부권 사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취임 이후 다섯 번째, 거부권 대상 법안 숫자로는 아홉 건째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이태원참사 특별법도 수용하지 않으면서 여야 대치가 더욱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피해자 지원과 희생자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특별조사위 구성이 편향되고 권한은 과도해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야가 피해자 지원에 더욱 초점을 둔 방안을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앞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참사로 인한 아픔이 정쟁이나 위헌의 소지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특별조사위는 동행명령, 압수수색 의뢰와 같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이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특별조사위를 구성하는 11명의 위원을 임명하는 절차에서도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법안 거부와 별개로 유가족·피해자를 위한 피해지원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희생자 추모시설 건립과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의료비·간병비 지원 등이 핵심 내용이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참사 이후 정부는 일관되게 정쟁 대신 실질을 지향해 왔다”며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예우와 추모에 온 힘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정부 이송 11일 만에 국회로 다시 넘어가 재의결 또는 폐기 여부가 최종 결정될 운명에 처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 5월 간호법, 12월 ‘노란봉투법’ ‘방송3법’, 지난 5일 ‘쌍특검법’에 이어 다섯 번째다. 대통령실은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때에는 브리핑을 열었지만 이날은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쟁점 법안 단독 처리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야당이 재차 반발하는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당분간 여야의 민생 입법 처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할 법안들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지난 29일 야당과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중대재해처벌법이 대표 사례다.
이경원 권중혁 이종선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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