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전략 공유’… 제주도 관광도시 지키기 총력 방제

박상은 2024. 1. 3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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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병은 막을 수 없는 재난이 아니다.

전문업체를 통해 지역 피해 특성을 고려한 전문 방제 전략을 만들고, 도지사는 앞장서서 방제를 추진했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으로 재선충이 확산하지 않도록 중앙에서 해안가 방향으로 재선충을 밀어내는 압축 방제로 확산세를 빠르게 잠재웠다.

그는 "시공·설계·감리 단계에서도 전략회의가 반복해서 이뤄졌다"며 "산림청, 광역시·도, 지자체가 좀 더 유기적으로 방제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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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 끝나지 않은 싸움]
2차 공습땐 어떻게 대처했나
피해 막으려 예산·인력 총동원
지난 24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의 한 캠핑장에 심어진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황토색으로 변해 있다. 정부는 감염목에 QR코드가 포함된 흰색 띠를 두르고 방제 기간 동안 벌목한다. 그러나 현장에선 벌목 대상이 아님에도 붉게 물든 감염 소나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박상은 기자


소나무재선충병은 막을 수 없는 재난이 아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해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 대규모로 확산됐지만, 통제 가능했다.

재선충병 2차 공습 때인 2014년, 1년 전 49만 그루였던 감염 나무가 218만 그루로 4배 이상 폭증했다. 방제매뉴얼은 없었고 소나무가 3년 안에 멸종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시기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총력 방제’에 나섰다. 재선충병 방제 예산은 2014년 317억원에서 매해 급증해 2017년 814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도시라는 특성을 고려해 어느 지역보다 적극적으로 인력과 예산을 투입했다. 전문업체를 통해 지역 피해 특성을 고려한 전문 방제 전략을 만들고, 도지사는 앞장서서 방제를 추진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으로 재선충이 확산하지 않도록 중앙에서 해안가 방향으로 재선충을 밀어내는 압축 방제로 확산세를 빠르게 잠재웠다.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가 시작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도내에서 제거된 감염 나무는 약 234만 그루에 달한다. 이 기간 투입된 예산은 2560억원이다.

송동근 산림기술사는 “당시에는 국가적 역량으로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예산·인력을 총동원했다”며 “지금의 방제전략은 대부분 그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공·설계·감리 단계에서도 전략회의가 반복해서 이뤄졌다”며 “산림청, 광역시·도, 지자체가 좀 더 유기적으로 방제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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