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시간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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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달력은 1996년과 완전히 똑같다.
2024년과 1996년의 날짜, 요일, 시간이 일치한다 해도 사람들은 이를 동일하게 인식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표준시(KST)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된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공동의 시각으로 사용하며 우리 사회가 굴러가고 있지만, 사람은 개인만의 절대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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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달력은 1996년과 완전히 똑같다. 28년 전 1월 31일 수요일에는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1월 31일 수요일인 오늘, 어떤 일들이 세상에 일어날까. 그러고 보니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사람은 과거와 미래, 어제와 내일, 아침저녁, 방금, 이따가 등 시간을 내포한 무수한 단어들로 현재를 인식하고 삶에서 자신의 위치를 측정한다. 100일 잔치, 환갑, 20주년 여행, 새해 첫날 같은 것만 보더라도 일생 동안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 죽는 날까지 몇 번의 시계를 볼까,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시간을 인지하려는 행동은 눈을 깜빡이는 것만큼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럽다. 사람은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2024년과 1996년의 날짜, 요일, 시간이 일치한다 해도 사람들은 이를 동일하게 인식하지 않는다. 시각과 시간은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경험, 감각으로 일궈지는 주관적인 것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반복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사건 변화의 속도와 인식 변화의 빈도에 의해 체감하는 시간이 달라져서다. 지루한 일을 할 때 시간이 더디고 분주한 일을 할 때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는 게 단적인 예이다.
대한민국 표준시(KST)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된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공동의 시각으로 사용하며 우리 사회가 굴러가고 있지만, 사람은 개인만의 절대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어거스틴의 시간 이론은 ‘과거는 기억, 현재는 직관, 미래는 기대를 통해 지각되기 때문에 시간의 중심은 현재에 있다’라고 설명한다. 사회와 타인의 시각에 구속되기보다 자신의 시간을 자각하고 인생의 시간표대로 변화를 만들며 살아간다면, 사건과 시간의 중심은 언제나 현재의 자신에게 있으므로 매 순간 삶에 충실할 수 있다.
함혜주 이리히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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