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동행을 원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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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 12장의 아브라함 이야기는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시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아브라함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명료한 것 같으면서도 모호하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목적지가 아브라함에게는 그리 선명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가라'고 명령하셨을지라도 이를 '같이 걷자'는 하나님의 초대로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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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 12장의 아브라함 이야기는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시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하나님은 거두절미하고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고 명하신다. 익숙하고 안정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것을 아브라함에게 명령하신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명료한 것 같으면서도 모호하다. 지금 있는 곳을 떠나면 된다는 점에서는 확실한 명령이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모호하다. 성경 다른 곳에서는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나아가야 했다고 기록한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목적지가 아브라함에게는 그리 선명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우리가 떠나기 어려운 이유는 어디로 가야할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떠남 자체에 큰 결단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갈 곳이 분명하기만 하다면 꼭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많은 경우 하나님이 우리를 이끄시는 자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선명한 그림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나아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사실 가야할 곳이 선명하다면 스스로 알아서 가면 된다. 지도에 목적지를 표시해 놓고 나침반을 들고 그리로 향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다.
왜 그럴까. 하나님께서 정말 원하시는 것은 우리와의 동행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 혼자서는 결코 걸어 갈 수 없는 길로만 우리를 이끄시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좀 알 것 같으니 알아서 가보겠노라고 동행에서 이탈하는 순간 곧장 길을 잃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떠나는 여정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목적지도 중요하겠지만 여정 자체에 하나님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은 신앙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 알아서 길을 찾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법, 곧 그분을 신뢰하는 법을 깨닫기 원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가라’고 명령하셨을지라도 이를 ‘같이 걷자’는 하나님의 초대로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보내시는 분이 우리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가라’는 명령은 애초에 스스로는 완수할 수 없는 명령이다. 달리 말하자면 하나님의 부르심과 보내심에는 우리와 그 길을 동행하시겠다는 약속이 반드시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사람들은 한 번에 모든 문제가 풀리고 모든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는 것을 더 원한다. 신앙인들도 다르지 않을 때가 많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길을 그렇게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부르짖는 대로 응답받고 갈 길을 명확히 일러주시고 어떤 선택에도 거침이 없을만한 선명한 지침을 주시길 간구할 때가 많다.
하지만 믿음의 여정에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선명한 지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걸으시면서 우리의 길을 인도하고 계신다. 하나님과의 동행은 결코 몇 가지 행동강령이나 지침 또는 삶의 원리로 환원될 수 없다. 믿음의 여정을 옳게 걸어가는 지름길이자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분과 함께 걷는 것뿐이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삼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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