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무의 휴먼 & 펫] 반려동물 복제 문제 없나
최근에 어느 유튜버가 자신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한 사건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유튜버는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이 죽자 유튜브 활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자신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반려견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컸으면 그랬겠냐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동물복제를 하는 과정에서 동물 학대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동물보호단체가 동물복제업체를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
사람들은 복제가 첨단기술이기에 이상적으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최초의 복제견은 2005년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진에 의해 이뤄진 ‘스너피’(사진)이다. 그 실험을 위해 1095개의 배아가 123마리의 암캐에게 이식되었고, 이 중 3마리의 임신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유일하게 생존한 새끼가 스너피였다. 0.27%의 성공률이었다. 이러한 배아 복제 성공률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2년 사이언스다이렉트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최근에도 체세포 복제 성공률은 3%가 되지 않는다. 한 마리의 복제견을 만들기 위해서 최소한 100여 개의 배아와 10여 마리의 ‘대리모’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 마리의 복제견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개가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사랑하던 반려동물의 죽음은 큰 슬픔이다. 그래서 많은 반려인이 ‘펫로스 증후군’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고통을 복제 동물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고민해야 한다. 살아가다 보면 큰 슬픔을 겪기도 한다. 그중 가장 큰 슬픔은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식의 유전자를 복제해서 그 슬픔을 벗어나겠다고 시도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법으로 금지돼 있기도 하지만, 복제 과정이 많은 윤리적 문제를 낳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복제되어 태어난 아이가 내가 사랑했던 그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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