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렌 고의 마켓 나우] 지속가능성은 이제 ‘막대한 투자 기회’ 의미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금융공사(IFC)가 공동 보고서에서 2030년대 초가 되면 신흥국들의 에너지 전환에 연간 약 2조8000억 달러의 공공·민간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갈색 산업(고탄소 배출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신흥국에서 막대한 친환경 투자 기회가 창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아시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정의와 분류체계가 정교화되면서 지속가능한 투자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시아의 ESG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이나 기후대응과 같은 용어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지속가능성의 정의를 명확히 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ESG 이행 데이터 공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2025년부터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인도는 ESG 투자 펀드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한국도 ESG 평가와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아시아 주요국들이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ESG 펀드에 대한 규제와 감시 또한 자연스럽게 강화됐다. ESG 라벨이 달린 펀드는 ESG와의 연관성을 입증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책임이 있다. 이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 있는 기업과 자산에 잠재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의 지속가능채권 시장은 이러한 전환 자산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본드 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이 지역은 전 세계 총 발행 지속가능채권에서 19.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발행 채권 중 64%는 녹색 채권이다.
지난 4분기 기준, 일본 주식시장의 신고가 갱신은 정부와 기업의 꾸준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결과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은 투명성·책임성과 확립된 원칙 준수를 촉진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한다. 보다 건전한 시장이 조성될 수 있는 배경이다. 이런 노력으로 일본 기업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대표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5년 전보다 더 많은 일본 기업이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 ESG 전략을 반영한다.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이 확산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 대상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권장하는 의무 규범이다. 이처럼 ESG 관행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명확한 규제다.
롱 렌 고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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