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수재 혐의' KIA 장정석 전 단장·김종국 전 감독, 구속영장 왜 기각됐나

배중현 2024. 1. 3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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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방어권 보장할 필요가 있다'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의 모습. 정시종 기자


배임수재 혐의 등을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의 구속영장이 30일 기각됐다. 재판부는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두 사람의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품수수 시기 이전의 구단에 대한 광고 후원 실태와 후원업체의 광고 후원 내역·시기 등 일련의 후원 과정 및 피의자들의 관여 행위 등을 살펴볼 때 수수 금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인지 여부에 관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지난 24일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에 대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고 판단,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단 단장과 감독이 개인 비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국 전 KIA 감독이 3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정시종 기자 /2024.01.30.


이날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은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원에 도착한 뒤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뒷돈을 받은 게 사실인가" "혐의를 인정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피의자 심문 뒤 구치소에서 구속영장 발급 여부를 기다린 두 사람은 향후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장정석 전 단장은 지난해 3월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의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문제로 징계 위원회에 회부, 해임 조처됐다.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관련 사건을 수사 의뢰해 수개월 동안 검찰 조사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장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대대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 수사 과정에서 김 전 감독과 함께 후원 업체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가 추가됐다. 김종국 전 감독은 피의자 심문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계약 해지됐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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