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스타플레이어 활용 못 해"…카타르 매체, 한국 8강행 '물음표' [도하 현장]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부진 이유로 지목됐다.
카타르 매체 '알라야'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조별리그에서 1승2무를 거둔 한국 대표팀과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 맞대결을 가진다.
조별리그 E조에서 1승2무를 거둬 2위를 차지해 토너먼트에 올라간 한국은 F조 1위이자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를 만났다. 사우디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터트리는 동안 1실점만 허용하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두 팀 중 승자는 8강에서 호주를 만난다. 호주는 16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시작 전부터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취재진에게 "결승전까지 숙박을 예약해"라고 말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며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지만, 6실점하면서 인도네시아와 함께 16강 진출팀 중 가장 많은 골을 허용했다. 특히 조별리그 3차전 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 상대로 3골이나 내주며 3-3 무승부를 거둔 경기는 한국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말레이시아전 경기 내용은 16강 사우디전을 앞두고 불안감을 키웠다. 만일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16강 탈락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 한국이 가장 최근 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탈락한 건 2004년 3-4로 졌던 이란과의 8강전이다.
카타르 현지 매체는 한국이 20년 만에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짐을 쌀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대표팀 역사상 스타 선수가 가장 많은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와 양현준(이하 셀틱)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이 수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한국은 그라운드에 그들의 명성을 전혀 활용할 수 없다는 걸 입증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다양한데, 특히 전술 부족 혹은 잘못된 전술 그리고 손흥민과 이강인을 남기지 않고 공격에 밀어 넣는 클린스만의 성향이 가장 두드러진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섬세한 전술을 준비하기 보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전 때 상대 선수들이 박스 안으로 밀집하자 태극전사들은 크로스만 계속 시도했고, 그 결과 말레이시아전 한 경기에 기록한 크로스 숫자가 무려 41개였다.
조별리그에선 상대적은 전력 차가 크게 차이나는 팀들을 상대해 패배는 면했지만 토너먼트에선 다르다. 토너먼트에 오른 팀들 모두 조별리그 경쟁을 통과한 강팀이고, 특히 한국이 상대하는 사우디는 중동의 강호이자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대회 챔피언 오른 아르헨티나를 2-1로 격파해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또 사우디를 이끄는 사령탑이 세계적인 명장 만치니 감독이기에 팬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최근 별다른 지도자 커리어를 남기지 못한 반면에 만치니 감독은 당장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불안 요소가 많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9일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토너먼트는 분명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내일 승리와 대회 우승에 목말라 있기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우디전에서 승리를 따내 한국으로 8강으로 이끌어 부정적인 여론은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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