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압박 강도만 강한 한국, 전방압박 효율이 없는 사우디…차이를 가를 이강인의 결정력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닮은 듯 다른 축구를 구사한다. 이번 경기에서 차이를 가를 건 결정력이다.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사우디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을 치른다. 한국은 E조 2위로, 사우디는 F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과 사우디는 이번 대회에서 기대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나라들이다.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세계적인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쉽게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이번 대회 평균 점유율이 72.5%로 대회 1위지만 성적은 1승 2무로 의미 있는 공 소유를 하지는 못했다.
사우디는 조별리그 2승 1무로 한국보다 나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오만, 키르기스스탄, 태국을 상대로 도합 4골밖에 집어넣지 못했다. 태국전은 대거 로테이션이라는 핑계가 있다고 해도 오만전은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환상적인 개인 기량 없이는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고, 키르기스스탄전은 퇴장자가 2명이나 나왔음에도 경기 막판에야 추가골을 넣을 만큼 결정력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맞붙는 한국과 사우디는 모두 강한 전방압박을 선호하는 팀이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전방압박 강도를 알 수 있는 지표인 PPDA(우리 팀 수비 액션 당 상대 팀 패스 수)에서 한국이 6.6회로 1위, 사우디가 8.4회로 2위를 차지했다. PPDA는 낮을수록 전방압박이 강하다는 걸 나타내기 때문에 그만큼 두 팀이 전방압박에 꽤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수 있다.
한국은 특히 말레이시아가 적은 패스로 경기에 임했음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전방압박 강도를 보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상대에 위협이 될 만한 전방압박은 많이 없었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탈취해 오픈 플레이를 진행한 횟수를 확인하는 하이 턴오버 지표에서 한국은 20회로 전체 24팀 중 13위에 불과했다. 상대 진영에서 상대 팀 패스가 3번 넘게 이어지기 전에 공을 뺏는 상황도 36회로 전체 17위였다.
그래도 몇 없는 상대 진영 공 탈취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단 20번의 하이 턴오버를 통해 2골을 만들어냈고, 한국보다 많은 득점을 만들어낸 팀은 없다. 좋은 전방압박이 많이 나오지 않은 반면 한 번 기회가 나면 확실한 효율을 보여줬다.
사우디는 그런 의미에서 한국과 정반대 행보를 걷는다. 하이 턴오버가 51회로 전체 1위이고, 상대 진영에서 상대 팀 패스가 3번 넘게 이어지기 전에 공을 뺏은 경우도 77회로 전체 1위였다.
그러나 사우디는 그 많은 기회를 모두 날려버렸다. 사우디가 하이 턴오버를 통해 득점을 만들어낸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슈팅까지 이어진 경우가 8번으로 전체 2위임을 감안하면 심각한 결정력이다. 대회 3경기 4골로 한국, 일본, 이란, 카타르 등 다른 우승 후보들에 비해 낮은 득점을 보여준 이유를 방증한다.
이번 한국과 사우디 맞대결에서도 승부를 가를 요인은 결정력이다. 한국은 몇 안 되는 기회를 득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결정력에서 사우디보다 우월하다. 사우디는 경기당 기대 득점이 2.75로 대회 1위인 데 반해 실제 경기당 득점은 1.33으로 13위다. 반면 한국은 경기당 기대득점이 2.53으로 대회 2위이며, 경기당 득점도 2.67로 일본과 함께 전체 1위다.
특히 이강인의 결정력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총 3골을 집어넣으며 전체 득점 3위에 올라있다. 바레인전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멀티골을 넣었고, 말레이시아전에는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을 선보였다.
특히 기대득점 대비 실제 득점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이강인은 득점 상황에서 총 기대득점이 0.62에 불과했다. 단 1골도 못 집어넣을 상황에서 무려 3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기대득점 대비 실제 득점에서 단연 1위 기록이다.
한국과 사우디는 전방압박 수치와 기대득점에서 비슷한 면모를 보이지만 실제 효율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지금까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국이 사우디를 이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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