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도 풍부한 미네랄, ‘이런’ 정수기로는 어림없다?

오상훈 기자 2024. 1.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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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70%는 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수돗물에 정수기를 설치해 물을 먹는 비율은 49.4%로 절반 가까이 됐다.

정수기는 수돗물을 이용하기 직전 세균 등을 거르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정수기가 유해물질을 거르면서 몸에 유익한 미네랄까지 다 걸러내는 바람에 정수기를 거친 물은 '죽은 물'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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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몸 70%는 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먹는 물이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정수기는 미네랄까지 거르는 탓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사실일까?

국민 절반가량은 수돗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를 사용한다. 지난 2021년, 환경부가 실시한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6.0%가 ‘수돗물을 그대로 또는 끓여서 먹는다’고 답했다. 국민 3명중 1명만이 순수하게 수돗물만 먹는다고 답한 것이다. 반면 수돗물에 정수기를 설치해 물을 먹는 비율은 49.4%로 절반 가까이 됐다. 먹는 샘물(생수)을 구매해서 먹는다는 답변은 32.9%였다. 지하수나 약수 등을 먹는 비율은 1.2%로 매우 낮았다.

정수기는 수돗물을 이용하기 직전 세균 등을 거르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정수기가 유해물질을 거르면서 몸에 유익한 미네랄까지 다 걸러내는 바람에 정수기를 거친 물은 ‘죽은 물’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물을 덜 걸러 미네랄이 남게 하거나, 물을 거른 뒤 미네랄을 추가하는 등의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정수기는 필터 방식에 따라 크게 ‘역삼투압 방식’과 ‘중공사막 방식’으로 나뉜다. 역삼투압 방식은 정수 능력이 뛰어나다. 필터 막의 구멍 크기는 0.0001μm(마이크로미터, 1μm=100만분의 1m)다. 수돗물이 미세한 구멍을 통과하면서 중금속, 세균, 바이러스 등 크기가 매우 작은 유해물질들을 걸러낸다. 그러나 미네랄까지 걸러낸다는 단점이 있다.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는 원수에 존재하는 무기원소의 95% 이상을 제거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공사막 방식은 혈액 투석을 위한 신장투석기에 사용하는 중공사(中空絲)를 거름막으로 쓴다. 필터 막의 구멍 크기는 0.01~0.04μm. 역삼투막과 비교했을 때 덜 촘촘하기 때문에 중금속과 세균은 걸러내지만 미네랄 성분은 통과시킨다. 다만 물속에 녹아 있는 금속 이온 성분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물맛이 다소 텁텁하게 느껴질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는 방식은 주로 중공사막과 나노(Nano) 방식의 필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나노 필터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정전력으로 필터에 흡착시켜 제거하는 방식이다. 원단의 구멍 크기가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다. 저수조가 필요 없어 정수기 부피가 작고 정수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역삼투압 정수기라고 교체할 필요는 없다. 정수기에는 역삼투막 필터뿐만이 아니라 활성탄 필터가 함께 있어 칼슘, 나트륨 등 미네랄을 보충해주기도 한다. 또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물속 미네랄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1일 요구량의 5%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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