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페이’ 전국 최고 수준 혜택…“지역경제 활력 기대”
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삭감으로 상당수 지자체가 혜택을 축소하거나, 사업 중단까지 선언하는 가운데 경기 파주시가 지역화폐인 ‘파주페이’에 전국 최고 수준의 혜택을 지원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는 파주페이를 월 최대 70만원까지 인센티브 10%를 지원하고, 2·5·9월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10%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파주시가 내놓은 2024년도 파주페이 발행 계획은 가히 파격적이다. 충전 금액의 1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2월 1일부터 1인당 월 충전 한도를 현행 행안부 지침상 최대치인 7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이에 더해 설과 추석 명절이 있는 2월과 9월, 가정의 달인 5월은 100만원까지 한도를 늘려 1인당 올 한해 충전 가능한 최대 한도가 890만원에 달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혜택이 제공된다.
인센티브 지급 방식도 기존 할인형에서 추가형으로 변경했다. 파주페이를 연 최고한도인 890만원을 충전할 경우, 10% 인센티브로 89만원이 추가로 지급되면서 1인당 연간 실사용 액수는 979만원으로 훌쩍 늘어난다.
소비자의 비용 절감 효과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값에 파이 전체를 키워 지역 상권에 더 많은 자금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한, 파주시만의 독창적 전략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정책은 김경일 파주시장이 갑진년 새해 시정의 화두로 ‘민생’을 내세우면서 이뤄졌다.
김 시장은 민생경제 5대 정책 추진 과제를 총망라한 ‘오직민생프로젝트’를 1호 정책사업으로 결재하고 32개의 추진계획과 98개의 세부 사업들 중 지역경제 활력 도모를 위해 파주페이 활성화 시책을 내세웠다.
전국 최고 수준의 혜택으로 지역경제 선순환을 이끌며,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얼어붙은 시민의 소비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인센티브 지급 등 이용자 혜택 제공을 위해 420억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시의 2024년 파주페이 발행 목표액은 4620억원이다.
2022년과 2023년 연간 발행액이 1500억원 전후인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발행 규모를 3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장기불황이 거론될 만큼 어려운 경제 상황에 가용한 재원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어 경기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파주시를 이처럼 과감한 선택으로 이끈 것은 지역화폐의 경기 활성화 효과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다.
420억원의 재원이 온전히 골목상권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소상공인들에게 직접 수혈되는 효과로 이어지며 지역 내 경기순환 효과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화폐의 경기 활성화 효과가 충분히 의미 있는 수준인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양론이 있지만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깊은 침체에 빠진 지역 상권을 회복시키는 데 지역화폐가 보여준 위력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면서 “재난지원금과 상생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발행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 성과를 맛본 지자체들이 이후로도 줄곧 지역화폐 제도 안착에 공들여 온 사실이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6월 처음 도입된 파주페이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도입 첫 해 2만2000건으로 출발한 카드발급 건수가 2023년 12월 말에는 39만여건으로 17배가량 늘었다.
한 사람이 단 한 번씩만 파주페이 카드를 발급했다고 가정하면 파주시 전체 인구의 75%에 해당하는 놀라운 숫자다.
올해 1월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는 모두 197곳이다. 이 중에서도 파주페이는 발군의 성과로 주목받았다.
지난 연말 파주페이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성과평가에서 전국 3위를 차지해 장관상과 함께 재정인센티브로 특별교부세 1억원을 확보했다.
국비 지원이 대폭 삭감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발행규모를 늘리고 인지도를 높여 지역화폐의 유통가치를 높이고, 민생을 살리는 데 기여가 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도입 첫해 발행액 110억원에서 4년 6개월 만에 연간 발행액 1580억원으로 14배가량 늘어나 누적 발행액 47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파주페이 발행이 예상되는 올해 연말이면 누적 발행액 9300억원을 넘어서며 지역화폐 1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경일 시장은 “어려운 재정여건이지만, 얼어붙은 민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과감한 파주페이 발행 확대로 선순환 경제구조를 강화해 고물가로 힘겨운 시민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버팀목이 되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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