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10년 된 인감, 디지털 전환…1500여개 행정 서류 전산화"

현일훈, 김하나 2024. 1. 30. 16: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훌륭한 디지털 정부를 구축했지만, 국민이 그 편의성을 체감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며 “도입된 지 이제 110년 지난 인감 증명을 디지털 인감으로 대폭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서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를 주제로 열린 7차 민생 토론회를 주재하며 한 말이다.

일제 시대인 1914년 도입된 인감 증명서는 본인 의사 확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주민센터 등을 직접 방문해야만 발급받을 수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2025년까지 인감 증명을 요구하는 사무 2608건 중 단순 본인 확인 등 필요성이 낮은 사무 2145건(전체 82%)을 단계적으로 정비하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재산권과 관련이 없는 인감 증명서는 올해 9월부터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 24’에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인감 증명 제도 도입 110년 만의 변화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일곱번째,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에서 회의 영상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부처 간 벽을 허물고 흩어져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모아 ‘원스톱 맞춤형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연말까지 420여개 서비스를 시작으로 3년간 총 1500여개 행정 서비스 구비 서류를 완전히 디지털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정·공공기관 간 데이터 칸막이를 허물어 상호 보유한 정보를 공유해 정부가 확보한 정보는 국민에게 다시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영업자나 소규모 기업인은 간단한 업무 하나 처리하려고 해도 일일이 뛰면서 서류를 많이 떼야 한다”며 “국민이 이리저리 뛰고 각종 증빙 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필요한 업무를 신청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498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관공서 구비서류 없이 신청할 수 있는 ‘구비서류 제로화’를 2026년까지 추진한다. 우선 올해 4월 국민 체감도가 높은 100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대상으로 구비서류 제로화에 나서는데 난임 부부 시술비,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예방 접종비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말까지는 고용장려금 등 321종 서비스가 구비서류 제로화 대상에 포함된다. 윤 대통령은 “매년 7억 건에 달하는 구비서류를 30%만 디지털화해도 조 단위 예산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일곱번째,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게임 산업과 관련해선 “게임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시장의 불공정을 해소하는 게 첫째”라며 “대표적 불공정 사례라 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해 많은 게임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게임에서 멀어져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 유료로 판매되면서 비용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상품이 제공되는 아이템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앞으로도 게임 관련 소액 사기를 근절하고, 매출을 일으키고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는 ‘먹튀 게임’에 대해 국가가 철저히 대응해 게임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소액 사기를 많이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거나 그들이 얻은 이익을 피해자에게 회수하려면 사법절차가 중요하다”며 “게임산업 증진과 피해구제 법제를 포괄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비대면 진료가 많이 제한되고 있다”며 “정부가 시범 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격 약품 배송이 제한되는 등 불편과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이 법과 제도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며 “오늘 제기되는 문제를 법 개정에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의료계와 환자 내지 소비자의 이해충돌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만, 의료서비스의 디지털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의료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화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속해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개선하는 한편, 국민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제도화할 방침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