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때 생긴 '인감' 뜯어고친다…전세계 한국·일본·대만뿐
정부가 도입한지 110년 지난 인감증명서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인감증명서 요구를 줄이는 대신 디지털 인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와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30일 경기 판교2테크노밸리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2025년까지 인감증명 요구 사무 2608건 중 단순 본인 확인 등 필요성이 적은 사무 2145건(전체의 82%)을 단계적으로 정비한다"고 밝혔다.
인감증명서는 본인 도장을 행정청에 미리 신고해놓고, 필요할 때 증명서 발급을 통해 본인이 신고한 도장(인감)임을 증명해주는 서류다. 주로 부동산 거래나 금융기관 대출 과정에서 본인 확인용 등으로 쓰여왔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인감증명서 제도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고민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인감증명제 역사가 워낙 길고, 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적 믿음이 큰 점을 고려해 보완은 미뤄왔다.
조선총독부가 도입한 '인감증명규칙'에서 뿌리
행안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감증명제도는 1914년 조선총독부령 제110호 '인감증명규칙'에서 출발한다. 인감증명규칙은 1961년 인감증명법 제정으로 폐지됐다. 이후 인감증명제도는 총 18차례 개정됐다.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제도적으로 인감을 통해 본인을 확인하는 것은(2016년 4월 기준) 전 세계에서 한국·일본·대만 등 3개 국 정도라고 한다.
온라인 보안 대책도 강화한다. 온라인 인감증명서는 본인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휴대전화 인증 등 전자서명을 함께 요구하는 식이다. 한편 지난해 인감증명서 발급 건수는 2984만건에 이른다.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은 "인감증명서가 필요한 사무는 디지털 방식의 인감증명 대체 수단을 제공하겠다"라며 "인감증명서를 발급·제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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