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 못하게 만들었더니, 중동 축구가 더 강해졌다… 그들의 진짜 저력과 마주하는 대한민국

김정용 기자 2024. 1. 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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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대표팀과 프로 대회를 막론하고 중동팀 상대로 고전했던 큰 이유는 '침대축구'였다.

반면 중동팀이 포함되지 않은 경기는 두 팀 합쳐 3골 이상 난 경우가 36%로 더 적었다.

8강 진출시 상대는 호주로 정해져 있지만, 4강에 갈 경우 유력한 상대는 또 중동팀인 요르단이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결승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팀을 또 만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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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렘 알다우사리(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축구가 대표팀과 프로 대회를 막론하고 중동팀 상대로 고전했던 큰 이유는 '침대축구'였다. 하지만 2023 카타르 아시안컵부터는 침대축구가 불가능하다.


앞선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추가시간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전히 경기가 중단된 모든 시간을 다 반영하는 건 아니지만, 부상으로 인한 치료나 비디오 판독(VAR) 등 장시간 중단되는 경우에는 추가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이로 인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역대 가장 늦은 정규시간 골(추가시간 13분 이란) 기록이 깨졌다. 이후 유럽 프로 경기에서도 추가시간이 10분을 훌쩍 넘어가는 일은 다반사가 됐다.


그 결과 아시안컵이 재미있어졌다. 이번 아시안컵에 대해 외신에서 "역대 최고," "드라마가 쏟아진다" 등 찬사를 보내는 건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팀 중 일부가 한 골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시간지연행위를 하던 관습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시간을 끈 만큼 추가시간이 더 주어진다. 특히나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이 더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90분 이후 상대가 치료받는 것만 보다가 허무하게 경기를 끝내는 풍경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더 재미있어진 경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29일(한국시간) 열린 16강전이었다. 요르단이 이라크에 3-2로 승리했다. 요르단이 전반전 선제골을 넣고 웅크리는 듯한 기색을 보이자, 이라크가 2골을 몰아치며 응징했다. 하지만 이라크 선수가 퇴장 당하자 이번엔 요르단이 반격에 나섰는데 추가시간 5분과 7분에 연속골이 터지며 재역전하는 놀라운 경기가 벌어졌다.


대회 전반을 봐도 중동팀이 오히려 득점이든 실점이든 많이 하면서 다득점 경기를 만든다. 조별리그에서 중동팀이 포함된 경기는 두 팀 합쳐 3골 이상 난 경우가 52%였다. 반면 중동팀이 포함되지 않은 경기는 두 팀 합쳐 3골 이상 난 경우가 36%로 더 적었다.


공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동팀들의 오랜 저력인 탄력과 스피드가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은 한 수 아래라고 봤던 요르단에 오히려 경기 장악력에서 밀린 채 오랜 시간을 보냈고, 무승부에 그쳤다. 일본도 이라크 상대로 경기 지배에 실패해 오히려 패배했다.


이는 중동이 아닌 일본, 이란을 피했다고 해서 한국의 결승 가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걸 알려준다. 한국은 16강에서 사우디를 만난다. 8강 진출시 상대는 호주로 정해져 있지만, 4강에 갈 경우 유력한 상대는 또 중동팀인 요르단이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결승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팀을 또 만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의 16강전은 31일(한국시간) 오전 1시부터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는 중동팀들을 만나기에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진검승부에 가깝다. 사우디도 잠재력을 다 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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