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델레 알리' 확신, 10년간 추적했어"…토트넘 올 인연이었구나!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제임스 매디슨과 토트넘은 언젠가는 만날 운명이었다. 매디슨은 토트넘 합류에 대한 간절함이 컸음을 알렸다. 토트넘 역시 델레 알리 이후 하부리그에서 데려올 수 있는 원석으로 보고 오랜 기간 그를 추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최근 "토트넘 재건의 핵심은 매디슨이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매디슨이 토트넘에 미친 영향과 토트넘이 매디슨을 영입하는 과정을 상세히 전달했다.
매디슨 합류는 지난여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임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영입이었다. 매디슨은 지난 2018년부터 레스터 시티에서 뛴 선수였지만 지난여름 레스터 시티가 2부리그로 강등당한 뒤 토트넘으로 이적을 오게 됐다.
4000만 파운드(약 650억원) 몸 값으로 토트넘에 합류한 매디슨은 비용 뛰어넘는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시즌 초반 토트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3경기 3골 6도움을 기록중인 매디슨은 원톱 손흥민과 '매디손' 듀오로 공격 전술을 이끄는 중이다. 전방압박과 빠른 템포로 상대를 허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전술에 완벽히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엔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90MIN'에서 선정한 2023-2024 여름 이적시장 최고의 이적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90MIN'은 "매디슨은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토트넘으로 왔다. 그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토트넘이 찾던 바로 그 것"이라며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선수라고 평했다.
이에 따라 포스테코글루는 매디슨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매디슨은 팀에 합류하자마자 팀을 떠난 해리 케인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았고 부주장직도 받게 됐다.
전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팀의 공격을 조율하고 여러 창의적인 패스를 뿌려주며 팀의 성공을 도왔다. '디 애슬레틱'은 "3년 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이후 부진했던 토트넘의 중앙 공격에 창의적인 존재가 들어섰다"며 호평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7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서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자 팀의 동력도 '주춤'하며 이어진 4경기를 1무 3패로 마무리하게 됐다. 다행히 포스테코글루는 선수들의 빈자리를 전술적 능력으로 최대한 보완하며 지난 12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1-2로 패한 뒤 매디슨 없이 7경기 5승 1무 1패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매디슨은 지난 27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FA컵 4라운드 경기서 후반 28분 교체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렀지만 팀의 패배는 막을 수 없었다. 토트넘은 맨시티에 0-1로 패하며 올 시즌 컵대회에서 모두 탈락하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하나 남은 대회, 프리미어리그에서 매디슨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은 여전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매디슨 영입에 '진심'이었고 매디슨 또한 토트넘 합류에 엄청난 열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거의 10년간 매디슨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2부리그 챔피언십 코번트리 시티에서 뛰던 매디슨에게 지속적으로 눈길을 보낸 것이다.
이는 지난 2015년 2부리그 밀턴-케인스 돈스(MK 돈스)에서 뛰던 유망한 미드필더 델레 알리를 성공적으로 발굴한 후 토트넘 수뇌부가 원석을 찾는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은 "델레 알리 성공 후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하부리그에서 굴러다니는 다이아몬드 원석 찾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여름까지는 매디슨에게 직접적인 제안을 던지지는 않았다. 매디슨은 그동안 착실히 성장하며 코번트리를 떠나 노리치 시티로, 다시 레스터 시티로 옮겨가며 자신의 이름을 서서히 알리기 시작헀다.
레스터에서 5시즌을 보낸 매디슨은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자 눈물을 머금고 다른 팀을 찾기 시작했다. '이 때다' 싶었던 토트넘은 이적을 강하게 밀어붙여 매디슨과 포스테코글루가 전화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이 때 매디슨은 자신이 얼마나 토트넘에 합류하고 싶은지 열의를 담아 설명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디 애슬레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에 가장 확실히 드러난 것은 매디슨의 욕구였다"며 "그는 토트넘에 뛰고 싶어하는 강한 욕망을 갖고 있었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매디슨의 목소리에서 포스테코글루는 배고픔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토트넘 합류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매디슨은 토트넘 내부 선수 계층에서 성공적 세대 교체를 일궈내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물론 매디슨의 이적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다. 타이밍이 좋게도 본디 팀의 핵심 리더였던 케인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고 핵심 선수 층을 장악하던 선수들은 모두 포스테코글루의 눈밖에 나 팀을 떠나거나 영향력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게 주장직을, 매디슨과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부주장직을 각각 맡기며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데스티니 우도기, 이브 비수마, 말랑 사르, 페드로 포로,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현재 토트넘을 이끄는 핵심 자원들이 하나 둘 영향력을 얻게 됐다.
'디 애슬레틱' 또한 "당시 라커룸의 상황은 매디슨이 새로 합류하기 최적의 상태였다"며 "그의 의지와 자신감은 그를 부주장으로 만들어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발목 부상서 막 복귀한 매디슨은 다음 토트넘 경기부터는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1일 오전 4시 30분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경기로 모습을 비추는 토트넘 선수단은 매디슨을 중심으로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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