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달라” 방송사와 갈등 日 만화가 결국 사망

최예슬 2024. 1. 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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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만화 '섹시 다나카씨'의 원작을 그린 유명 만화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만화는 드라마로 제작됐는데, 원작의 스토리와 달라 원작가와 방송사 간 갈등이 있었다.

이 방송사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영상화를 제안할 때 원작 대리인인 쇼가쿠칸(출판사)을 통해서 원작자인 아시하라씨의 의견을 들으면서 각본 제작 작업을 위한 대화를 거듭했다"며 "최종적으로 허락을 받은 각본을 결정해 방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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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원작 충실 조건 지켜지지 않아”
日 국내 방송사 비판 여론 확산
드라마화된 '섹시 다나카씨'의 홍보 포스터. 닛폰테레비

일본의 인기 만화 ‘섹시 다나카씨’의 원작을 그린 유명 만화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만화는 드라마로 제작됐는데, 원작의 스토리와 달라 원작가와 방송사 간 갈등이 있었다. 일각에선 만화가가 방송사와 갈등을 겪으며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지난 29일 ‘섹시 다나카씨’를 그린 만화가 아시하라 히나코씨가 갑작스럽게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사망 전 드라마를 제작·방영한 니혼테레비 측과 SNS상에서 다툼이 있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드라마 1~8화는 각본가가 각색한 스토리로 방영됐다. 그러나 아시하라씨는 원작과 다른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9·10화 각본은 직접 썼다.

아시하라씨는 관련 내용을 지난 26일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화할 때 ‘반드시 만화에 충실하게 해달라’ ‘원작자가 줄거리부터 대사까지 준비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매번 만화를 크게 바꾼 줄거리나 각본이 제출됐다”면서 “당초 (약속한) 조건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9, 10화는 내가 직접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시하라 히나코씨가 사망 전 엑스(X)에 남긴 글. 엑스 캡처

그러나 아시하라씨는 곧 블로그의 글을 삭제했다. 그리고 지난 28일 엑스(X) 계정에 “공격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긴 후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아시하라씨가 적극 해명에 나선 건 먼저 드라마 각본가가 SNS를 통해 그를 저격했기 때문이라고 대중은 보고 있다. 드라마 1~8화를 담당한 각본가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에서 “마지막은 각본도 직접 쓰고 싶다고 하는 원작자의 요구가 있었다. 겪어본 적 없는 일이라 곤혹스러웠지만 유감스럽게도 서둘러 협력해서 하기로 했다”며 “이번 사건은 드라마 제작의 본연의 자세, 각본가의 존재 의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했다”고 전했다.

원작자와 드라마 제작진 간 갈등은 드라마의 평가가 후반부로 갈수록 악화한 것과 무관치 않다. 드라마는 뒤로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졌다. 7.2%(1화)였던 시청률은 점차 떨어졌고, 지난달 24일 방영된 최종화(10화)는 5.6%에 그쳤다.

아시하라씨의 사망이 방송사와 갈등 때문인 것 아니냐는 여론이 커지자 니혼테레비는 수습에 나섰다. 이 방송사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영상화를 제안할 때 원작 대리인인 쇼가쿠칸(출판사)을 통해서 원작자인 아시하라씨의 의견을 들으면서 각본 제작 작업을 위한 대화를 거듭했다”며 “최종적으로 허락을 받은 각본을 결정해 방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선 원작자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작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방송사다. 간접적인 살인과 같다” “원작자가 방송사에 작품을 믿고 맡겼는데 이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했다” 등의 여론이 퍼지고 있다.

아시하라씨는 1994년에 데뷔했다. 2003년부터 연재한 ‘모래시계’는 큰 인기를 끌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2013년에는 ‘피스’로 쇼가쿠칸 만화상을 두 번째로 받았다. 이 역시 드라마화됐다.

‘섹시 다나카씨’는 우수한 경리부원이자 이제 막 마흔이 된 독신 여성 다나카씨의 이야기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회사 일이 끝나면 페르시아 음식점에서 무대에 올라 벨리댄스를 춘다. 파견직인 23세 주리는 다나카씨를 예의주시한다. 주리는 어떻게든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게 목표였지만 다나카씨를 보며 조금씩 변화를 겪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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