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징역 20년에…유족 "아쉽지만 항소 요청 않겠다"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모씨가 지난해 8월 18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피해자 유족이 검찰에 항소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30일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1심 구형과 선고형에 아쉬움이 없진 않으나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해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1심에서 구형량과 같은 형이 선고돼 검찰이 원칙적으로 항소할 사유가 없고,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 신모(28)씨의 혐의가 대부분 규명돼 다른 교통사고 사망 사건보다 중형이 선고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신씨가 현재 수사받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형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심 결과에 대한 검찰과 신씨의 항소 기한은 오는 31일이다.

현재까지 양측은 법원에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씨는 지난 24일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A씨(당시 27세)를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범행 당일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뇌사에 빠진 A씨는 작년 11월 25일 끝내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신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요즘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는 마약 투약으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받을 수 있으므로 마땅히 중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