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역사 담은 여주시 가남읍 주민자치회 달력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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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기자]
▲ 옛 5일장 풍경일 실은 8월의 달력 |
ⓒ 이장호 |
연말연시가 되면 꼭 빠지지 않는 선물의 하나가 '달력'이다. 예전에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동네 가게에서도 손님은 물론 이웃에 돌리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최근 종이 달력은 어느새 귀한 몸이 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달력이야 어차피 돈을 주고 사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예쁜 경치를 담은 금융기관 달력을 구하기 위해서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 경기 여주시 가남읍 주민자치회 고광만 회장이 달력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
ⓒ 이장호 |
가남읍주민자치회가 만든 2024년 달력에는 여주시와 가남읍의 옛 기록물과 풍경사진을 담아 주민은 물론 달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 달력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한 해의 달력이 수록되어 있다.
▲ 경기 여주시 가남읍 주민자치회가 만들 달력 |
ⓒ 이장호 |
1월의 뒷장에는 조선 고종 9년(1872)에 만들어진 여주목(驪州牧) 지도가 담겼으며, 2월에는 1919년 당시 가남면 태평리 지적원도(地籍原圖), 3월엔 1925년 가남공립학교 제1회 졸업사진과 당시 졸업장이 실렸다.
4월엔 1942년 가남공립국민학교 1학년 학생들 사진, 5월엔 1944년 가남공립국민학교 1학년 학생들 사진, 6월엔 1950년 가남국민학교 학교 전경, 7월엔 1968년 가남국민학교 졸업앨범 속 사진, 8월엔 1970년 5일장의 장날풍경이 실렸다.
▲ 주민자치회 총회를 통해 선정한 사업 내용 |
ⓒ 이장호 |
주민 이아무개(61)씨는 "처음엔 그저 나눠줘서 고맙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식탁에 놔뒀는데 손주 녀석이 달력을 들고 와 '이게 뭐냐'고 묻기에 보니 어릴 적 다니던 학교 사진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찬찬히 들여다보니 우리 학교의 풍경과 역사 자료가 사진으로 실려 있어 손주 녀석에게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남읍주민자치회의 살림을 맡고 있는 박은영 간사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어떤 분들은 더 구할 수 없겠냐고 문의도 한다"며 "저도 못 보았던 풍경이지만 연세가 있는 분들은 달력 사진 속의 장소가 '옛날에는 이랬고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여주시 가남읍주민자치회가 지역의 역사와 풍경을 담은 달력을 만들게 된 것은 지난해 주민총회를 통해 '마을 달력 만들기'를 사업으로 선정하면서다. 마을 사업을 공모에 지원, 선정되면서 주제를 '우리 지역 이야기'로 정하고 추진한 것.
▲ 2023년 가남읍 주민자치회 총회와 발표회 |
ⓒ 가남읍주민자치회 제공 |
한편 여주시 가남읍은 일제 강점기인 1914년 4월에 원래 가서면, 소개면, 근남면의 3개 면을 통합하여 가남면이라 칭했다. 같은 해 11월, 동리(洞里) 폐합으로 지역의 일부를 여주시 세종대왕면으로부터 편입시키고 동시에 일부는 이천시 부발읍으로 편입되고, 이천시 설성면 일부를 편입하였다.
2013년 9월 23일 여주시 승격과 함께 면에서 읍으로 승격되었으며 현재 행정리 40개 법정리 20개 규모로 2023년말 기준 인구는 1만4468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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