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치니의 사우디, '중동 피지컬'보다 경계해야할 건 단단한 조직력

김희준 기자 2024. 1. 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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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한국과 맞붙는 사우디는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피지컬이 뛰어난 팀은 아니다.

오히려 사우디에 경계해야 할 부분은 피지컬보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에 가깝다.

한국이 지금껏 중동 국가들을 만나며 피지컬에 고전했다면 이번 사우디전은 그보다 단단한 조직력을 뚫는 데 과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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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한국이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가장 경계해야할 건 피지컬보다는 조직력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E조 2위로, 사우디는 F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과 맞붙는 사우디는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피지컬이 뛰어난 팀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신장이 그렇다. 한국이 고전했던 요르단이나 평가전을 치렀던 이라크의 센터백들이 기본적으로 185cm를 넘는 장신인 것과 비교해 사우디 센터백들 중 185cm를 넘는 선수는 조별리그 3차전에 아시안컵 데뷔전을 치른 아운 알살룰리뿐이다.


공격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우디 에이스인 살렘 알다우사리는 체격이 강점인 선수가 결코 아니다. 피라스 알부라이칸 역시 피지컬로 승부를 보는 타입은 아니며, 압둘라흐만 가리브는 아예 체격이 약점이다. 사우디 선수들 중에서는 미드필더 모하메드 칸노 정도가 피지컬을 위시한 축구를 하는데, 칸노조차 드리블과 패스 등 기술적인 면모가 더 돋보인다.


오히려 사우디에 경계해야 할 부분은 피지컬보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에 가깝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지도자 경력 내내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유형으로 유명했다. 사우디에서도 스리백 전술로 수비를 제대로 가다듬으며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 1골만을 허용했고, 3경기 동안 허용한 유효슈팅도 2회에 불과했다.


살렘 알다우사리(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공격 작업에서는 개인 기량과 조직력이 함께 돋보였다. 주전으로 계속 나선 알다우사리와 칸노는 좋은 호흡으로 위협적인 공격 상황을 만들어냈다. 다만 2명이 빠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2골밖에 넣지 못하고, 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계속 걸리는 등 조별리그에서 4골만 넣는 등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도 있었다.


사우디를 상대한 오만, 키르기스스탄, 태국의 실질적인 전력차를 무시할 수 없다. 사우디는 아시안컵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팀인 반면 나머지 3팀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팀이었다. 마찬가지로 아시안컵 우승 후보인 한국을 상대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경기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사우디는 만치니 감독이 맡았던 다른 팀들보다 피지컬에서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신장이나 체격은 물론 주력 등도 강점보다는 약점에 가깝다.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부족한 피지컬을 탄탄한 조직력으로 덮은 것이었다. 김민재를 위시한 좋은 센터백들을 보유하고, 주력이 빠른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한국이 사우디를 공략할 지점은 충분히 많다.


사우디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이 사우디를 이끌고 있으며, 만치니 감독은 이들을 잘 조화시켜 단단한 팀을 만들었다. 한국이 지금껏 중동 국가들을 만나며 피지컬에 고전했다면 이번 사우디전은 그보다 단단한 조직력을 뚫는 데 과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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